잼버리 직전 ‘준공전 사용 허가’
1130억 쓰고도 시설·안전 미흡

잇단 행사 파행을 겪고 있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지난 1일 시작된 행사 직전에야 본부 건물 사용이 임시 허가되는 등 준비 단계부터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잼버리 병원 등이 위치한 본부 글로벌청소년리더센터가 행사 일주일여 전에야 ‘준공 전 사용허가’를 받아 임시사용이 가능하게 된 데다, 전체 건립 사업의 준공은 내년 3월에야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잼버리 행사 준비에 1100억 원가량을 쓰고도 시설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해 ‘혈세 낭비’ 지적이 커지는 데 이어 전북도와 관련 정부기관의 외유성 출장 논란까지 더해진 상황이다.

7일 잼버리 조직위원회·전북도 관계자 등에 따르면 대회 기간 병원과 운영본부로 사용 중인 글로벌청소년리더센터 건물의 경우, 잼버리 행사 시작일인 지난 1일을 불과 8일 앞둔 7월 24일 준공 전 사용허가를 받았다. 건물 조경과 주차장 등의 문제로 전체 센터 건립의 준공이 내년 3월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이자 행사 전 급하게 건축물만 사용이 가능하도록 임시 조치를 취한 것이다. 안전 문제는 이미 사전에 열린 유관기관 회의에서 수차례 지적된 것으로 알려졌다. 7월 중순 열린 잼버리 유관기관 회의의 한 참석자는 “잼버리 본부 건물에는 병원 등 사무실이 위치해 있어 소방 등 안전검사가 완료돼야 하는데 행사를 바로 앞두고 관련 사안이 정리되지 않아 관계 기관들의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2017년 잼버리 대회 유치 이후 6년동안 센터 공사 비용 등에 수백억 원이 소요된 반면, 정작 야영장 조성에는 이보다 적은 비용이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잼버리 조직위는 “2020년부터 113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며 “예산 중 인건비와 운영비 등에 84억 원이 쓰였고, 나머지는 시설비와 행사사업비 등에 집행됐다”고 해명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록 초유의 폭염 탓이라지만, 현 정부 여당이 잼버리 준비에 좀 더 철저하지 못한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내 일각에선 이번 대회의 주무 부처인 여성가족부의 김현숙 장관에 대한 문책성 경질이나 여가부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지현·정철순·이후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