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남남갈등’자성 촉구

“여야 ‘네탓’은 북한 도와주는 꼴
군은 기강해이 다잡는 계기로”

북한의 무인기 영공 침투 사태로 군의 안보 공백 노출은 물론, 정치권 대립이 커지면서 김정은 정권 남남갈등 교란작전에 휘말려 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윤석열 정부는 실전 훈련에 집중하는 강군을 육성하면서 전임 정부의 남북 대화 기조에 따른 전반적인 안보 불감증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6일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 무인기 침투 사태로 우리 군 대응에 문제점이 드러났지만 북한을 총력 비판해야 할 때 우리는 내부에서 자중지란만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초 군 당국과 대통령실이 북한 무인기의 용산 대통령실 P-73 비행금지구역 진입을 부인하다가 전날에서야 시인한 상황에서 정치권이 앞다퉈 정쟁을 부추기는 듯한 발언에 나선 것에 대한 지적으로 해석된다. 북한 무인기 침투에 대한 군 당국의 미흡한 대응에는 감찰이 필요하지만 도발의 주체인 북한에 대한 규탄보다는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내부 총질’은 북한의 전략에 놀아나는 상황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북한은 반드시 또 도발한다”며 “군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으로 실추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군 당국은 실전 훈련을 강화하고 대북 대응 역량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특히 북한을 평화의 동반자로 여겼던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의 허구가 드러나고 있는 만큼 윤석열 정부는 군의 안보태세와 기강상태를 재점검하면서 국민의 안보 불안을 잠재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야가 안보를 놓고 서로를 헐뜯는 정쟁이 극단으로 치닫지 않도록 조절하는 정치적 리더십의 필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노림수는 남한 사회의 혼란을 야기하면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확보하려는 것”이라며 남남갈등 상황에 대해서 우려를 나타냈다.

김유진·서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