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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워인터뷰 - 이영 장관은…

“아버지께서 폐암 말기 진단을 받으신 후 제가 아는 지식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죠.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지식도 중요하지만, ‘삶의 영역’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 보다 강력한 힘을 받을 수 있더라고요.”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인생이란 굴곡진 계곡에서 길을 잃을 때마다 되레 태연자약하려 노력한다고 했다. 이공계 학도 출신으로서 논리로 증명되지 않는 것은 믿지 않았지만, 폐암 말기로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아버지를 병간호하면서 생각이 크게 바뀌었다고. 주변 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유연한 사고와 뚝심을 갖고 하고자 하는 일을 밀고 나가면 반드시 결실을 얻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병원에선 아버지를 포기했지만, 그냥 돌아가시게 할 순 없었어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제도권에선 용인되지 않던 대체의학을 공부해 아버지를 간병했습니다. 기적이 벌어졌어요. 가족과 12년을 더 보내시다가 편히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이 장관의 이런 경험은 1세대 여성 벤처기업가로서 감당해야 했던 많은 시련을 버텨내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기업인은 회사 문을 닫기 전까지 결코 실패한 것은 아니다’라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함께했던 직원들을 감원하는 어려움을 겪으면서 한동안 회사 문을 쉽게 열지 못할 정도로 고통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기업인이 전투에서 전사하지 않았으면 밀리고 있어도 아직 패배는 아니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고 위기를 극복했습니다.”

이 장관은 지난 4월 중기부 장관에 지명됐을 때도 중압감에 시달렸다. 당시 수일간 낮에는 인사청문회 준비, 밤에는 장관직에 대한 무게감 때문에 고민에 휩싸였다.

“기업인으로서 큰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었는데, 덜컥 장관에 지명돼 부담이 컸어요. 그때 동양철학을 전공한 한 선배가 ‘네 운명이 기업인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긴 인생 스스로 마침표를 찍지 말고 끊임없이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조언하더군요. 그 말이 와 닿아 열심히 장관직을 수행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스트레스와 긴장은 취미인 태극권과 라틴 댄스로 푼다.

△서울 출생 △서문여고 △광운대 수학 △카이스트 수학 석사·수리과학 박사 졸업 △테르텐 대표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부회장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제21대 국회의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간사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