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퇴 거듭 쇼이구 국방장관에
“목숨 끊어야” 격한 발언 나와

우크라, 2주간 120곳 되찾아

우크라이나 침공 225일째인 6일(현지시간) 전장에서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극심한 내부 분열을 겪고 있다.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 고위 관계자는 이날 패퇴를 거듭하고 있는 러시아 정규군 수장인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을 겨냥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라는 취지의 격한 발언을 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장에서의 물리적인 교전이 아닌 러시아 내분으로 변곡점을 맞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탈환전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2주 동안 120개 마을을 되찾았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헤르손주 행정부 부수반 키릴 스트레무소프는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정말 많은 사람이 ‘내가 상황을 이 지경으로 만든 국방장관이었다면 장교로서 스스로 총을 쐈을 것’이라고들 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러시아 국방부엔 장관과 장군, 부패한 약탈자와 다양한 쓰레기도 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목숨을 바친 영웅들도 있다”며 쇼이구 장관을 조롱했다. 중장 출신인 안드레이 구룰레프 하원의원도 “위부터 아래까지 완전히 거짓말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긍정적인 보고만 하고 있다”며 책임자 문책을 촉구했고, 용병 기업 ‘와그너 그룹’ 창설자인 예브게니 프리고진 역시 “모두 맨발로 기관총을 들린 채 전방으로 보내버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쇼이구 장관은 푸틴 대통령의 총애를 받는 인물로, 연이은 패전에 책임을 지고 야전사령관들이 경질될 때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이에 러시아 정치연구단체 ‘알폴리틱’ 설립자 타티아나 스타노바야는 뉴욕타임스(NYT)에 “정권 내에서 한 사람이 특정인에 대해 직접 공격하는 경우를 처음 목격했다”며 “아무도 통제할 수 없는 상황 같다. 푸틴 대통령에게 다소 위험한 상황이다”라고 평가했다.

‘탈러시아’ 행렬도 계속되고 있다. AP통신은 동원령을 반대하는 러시아인 2명이 배를 타고 베링해를 건너 미국 알래스카주로 도피한 뒤 망명을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탈환 작전에 나선 우크라이나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정례 화상 연설에서 “우리는 지난 1일 이후 헤르손 지역에서 500㎢가 넘는 면적의 영토를 해방했다”고 밝혔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