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땐 警권력 비대화
정보경찰 분리 등 통제 외면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강행 처리하면 막강한 검찰 권력을 경찰이 물려받게 된다. 하지만 경찰 권력 비대화에 따른 ‘공룡 경찰’을 통제할 수 있는 개혁 법안들이 국회에 방치돼 있어 “정치권이 경찰권 비대화를 방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검경수사권 조정 시행 및 국가수사본부(국수본)가 출범한 지난해 1월 1일 이후 경찰 개혁과 관련한 법안들은 단 한 건도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국수본의 수사 중립성 확보 △정보 경찰 폐지(국가안전정보처 신설) △경찰의 민주적 통제 등과 관련한 법안들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된 채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그간 국회 본회의에까지 올라 통과된 법안들은 경찰관들에게 특수건강진단을 실시하게 하고 경위에서 경감으로의 근속승진 기간을 10년에서 8년으로 단축시키는 등 개혁과는 거리가 먼 실무적인 내용의 법안들이다.

국회에는 경찰의 정치 개입 창구로 지목돼왔던 ‘정보경찰’ 관련 개혁법안이 계류 중이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 등은 지난해 7월 ‘국가안전정보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등을 발의하면서 “경찰의 비대화 및 국민 인권침해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경찰 직무에서 정보 관련 사무를 삭제하고, 국가안전정보처를 신설해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정보경찰의) 전체 업무 중 ‘범죄첩보’ 작성은 1.3%에 불과한 데, 이는 정보경찰이 본연의 범죄첩보 수집보다 다른 목적을 위해 존재함을 방증하고 있다”고 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 등이 지난해 1월 국수본 출범과 함께 발의한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국수본부장 임명 시 인사청문회를 거치도록 했지만 현재까지 국회 행안위에 계류돼 있다. 윤 의원은 법안 제안 설명서에서 “경찰수사의 정치적 중립성과 객관성 담보 차원에서 국가수사본부장 임용 시 인사청문회를 거치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경찰 수사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담보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경찰 사무에 관한 주요사항을 심의·의결하는 국가경찰위원회의 구성을 다양화하는 법안 등도 모두 계류 중이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