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안 덜컥 합의했던 권성동
“저의 판단 미스” 연일 사과

국민의힘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 과정에서 중재안을 합의한 후 번복하며 혼란상을 빚은 것에 대해 권성동 원내대표가 거듭 사과하고 나섰지만 27일 원내 지도부를 향한 당 내외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도 반대 여론이 찬성보다 높음에도 지도부가 여론을 제대로 읽지 못해 전략을 잘못 짰다는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박병석 국회의장이 제안한 검수완박 중재안을 의원총회를 거쳐 합의하고 “상생과 협력의 정치를 열었다”고 긍정적으로 자평했다. 그러나 6대 범죄 직접수사권 가운데 선거·공직자 직접수사권이 빠진 중재안에 합의한 것을 두고 정치인의 야합이자 꼼수라는 비판에 부딪혔고,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후폭풍에 휘말렸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26일 “검수완박 법안 처리 과정에서 저의 판단 미스, 그로 인한 여론 악화의 부담을 당에 지우고 의원 여러분께 책임을 전가시켜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일각에선 지도부가 ‘윤심(尹心)’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우왕좌왕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또 권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소통을 위해 직접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찾거나,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이준석 당 대표와 전화 통화를 한 모습은 더불어민주당에 ‘특권 세력의 결탁’이라는 비판의 빌미를 자초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심’ 논란은 윤석열 정부를 ‘검찰 공화국’처럼 보이게 만들기 위한 민주당의 프레임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