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서욱(오른쪽) 국방부 장관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 회의에 참석해 자료를 보고 있다. 왼쪽은 박정환 합동참모본부 차장. 연합뉴스

■ 국방위서 기간·비용 놓고 충돌

민주 “국방부 두달내 이전 가능?”
국방장관 “정상 절차라면 못해”

국민의힘 “비상시엔 벙커 이전도
이사가 아니라 단일건물 재배치”

민주 “이전비 1조원 이상 예상”
국민의힘 “악의적 선동에 불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놓고 여야는 22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면으로 충돌했다. 특히 대통령 집무실과 국방부 등 군 시설 이전 기간과 비용에 대한 극명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국방위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과 박정환 합동참모본부 차장 등 군 수뇌부가 참석한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고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문제에 관한 긴급현안질의를 진행했다. 여야는 회의 초반부터 대통령 집무실과 군 시설 이전 기간 현실성을 놓고 대립했다.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출신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 장관을 향해 “장관이 지휘관을 할 때 대대 주둔지를 지어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 통상 몇 년이 걸리느냐”며 “평균적으로 내가 기억하기론 3년에서 5년이 걸렸다”고 주장했다. 서 장관은 “그 정도 걸린 것 같다”고 답변했다.

이어 김민기 민주당 의원이 “만약에 국방부가 너무 비대해져서 어디로 이전을 해야 한다고 하고, 영내에 있던 것을 또 다른 데로 이전하도록 장관께서 결심하고 수행을 한다면 두 달 이내에 가능하냐”고 묻자 서 장관은 “정상적인 절차라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서 장관은 강병원 민주당 의원의 비슷한 취지의 질의에도 “너무 빠른 시간 내에 검토 없이 배치 조정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많다”고도 했다.

반면 3성 장군 출신으로 합참 차장을 지낸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모든 건물을 신축하는 데 3∼5년이 걸린다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그는 “북한이 심상치 않을 때 데프콘2면 모든 부서가 강남의 모처 산 밑 벙커로 다 들어가서 일을 수행하지 않느냐”며 “가도 전혀 문제없다. 3∼5년 걸리는데 이전하면 졸속이고, 2개월은 안 된다는 논리가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국방위 간사인 성일종 의원도 “이사가 아니라 단일 건물 내 공간 재배치”라고 말했다.

이전 비용을 놓고도 서로 다른 주장을 내놓으며 신경전을 펼쳤다. 김병주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인터뷰와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이전 비용 1조 원 주장을 이어갔다. 국방부 본청 2200억 원, 합참 본청 2200억 원, 국방부 근무지원단 1400억 원, 시설본부 800억 원 등 1조 원이 넘는 이전 비용이 불가피하다는 내용이다.

이에 신 의원은 사전 질의서를 통해 “모든 부대가 건물을 신축해 이동한다는 가정에서 출발한 악의적 선동에 불과하다”며 “군을 정치의 한복판으로 끌어들여서 부화뇌동하게 만드는 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의원은 특히 국방부 청사 신축과 근무지원단, 심리전단, 군사경찰 이전 계획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또 시설본부 리모델링 800억 원은 과도한 계산이라고 주장했다. 쟁점인 합참 청사 이전도 2200억 원이 과잉 산정됐으며 1200억 원이면 충분하다고도 했다. 다만 서 장관은 관련 질의에 “1200억 원은 김은혜 대변인이 이야기하신 것 같고, 저희 추산은 조금 다르다. 훨씬 많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손우성·윤명진·김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