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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대장동 부당이익환수”
장기화할수록 더 큰 악재로 부담
‘청렴이행서약서’ 근거로 내밀어

경기도가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화천대유자산관리 등 민간사업자의 자산 동결, 개발이익금 추가 배당 중단 및 부당이득 환수 조처를 강구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성남시에 보낸 것을 두고 8일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본격적으로 출구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공) 기획본부장 구속과 법조계를 비롯한 정관계 로비 의혹이 전방위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선 긋기가 필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지사 측은 이번 조치를 통해 유 전 본부장 문제와 이 지사는 관련이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 전 본부장이 뇌물을 받고 민간사업자에게 특혜를 줬다고 하더라도 이는 개인적 일탈일 뿐, 이 지사와 관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유 전 본부장과의 단절을 명확히 하면서 검찰 수사를 대비하고 국민의힘 등 야권이 제기하고 있는 정치 공세를 피하려는 뜻으로 보인다.

민간사업자에게 돌아간 이익을 환수하거나 추가 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 ‘무능’ 프레임에 걸리는 것을 피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사 결과, 이 지사에게 법적 책임은 없다고 하더라도 ‘단군 이래 최대 규모 공익환수 사업’이라고 홍보해 온 대장동 개발사업이 사실상 토건 세력의 배만 불려줬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이 지사가 직접 설계했다는 사업에서 민간사업자가 수천억 원이 넘는 이익을 얻었고, 사업 계획이 이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마련됐다는 점에서 정책 실패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청렴이행서약서를 통해 이익을 환수하게 된다면 ‘안전 장치’를 확보해뒀다는 반론을 펼 수 있는 것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거의 확정됐음에도 이 지사 지지율이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장동 악재를 조기에 털어내야 할 필요도 있다. 경쟁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측에서 대장동 의혹 해소를 강조하고 있어서 경선 이후 ‘원팀’으로 본선을 치르려면 이 문제를 길게 끌고 가는 건 피해야 한다.

하지만 이 지사가 ‘대장동 늪’에서 발을 뺄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검찰 수사가 어떻게 결론이 날지 예상하기 어렵고, 수사가 끝나더라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대장동 의혹이 대선 내내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지사는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서 유감 표명만 하고 아직 공식 사과는 하지 않았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