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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간 전쟁 20년 결산

국제구호단체 직원 444명 숨져
난민 2012년 이후 500만 넘어

미국 역사상 가장 길었던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17만 명의 희생자를 내고 30일 막을 내렸다. 아프간 정부군 6만6000명과 2400명 이상의 미군, 4만7000명이 넘는 아프간 민간인이 희생됐고 1조 달러(약 1166조 원)에 이르는 미국의 전쟁 비용이 소요됐다. 막대한 피해만 남긴 채 결국 아프간 정권은 20년 만에 다시 탈레반 손에 돌아갔다.

31일 미 하버드대와 브라운대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1년부터 지난 4월까지 진행된 아프간 전쟁에서 아프간 정부군 6만6000명이 사망했고 아프간 민간인 4만7245명이 희생됐다. 미군도 2448명이 숨졌고, 국제구호단체 직원 444명과 언론인 72명도 희생됐다.

여기에 미군 철수 과정에서 지난 26일 발생한 이슬람조직(IS)의 테러로 13명의 미군이 더 숨졌고 180명가량의 아프간 민간인이 사망했다. 폭탄을 실은 IS 차량을 미군이 공습하는 과정에서 어린이 7명을 포함한 아프간 민간인 10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 국방부도 아프간 민간인들의 사망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리아와 베네수엘라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난민이 많은 국가인 아프간에서 전쟁의 영향으로 2012년 이후 500만 명 이상이 집을 잃고 난민이 됐다. 미군 철수로 정정이 불안해진 이후 올해 들어서만 40만 명이 피란길에 나섰다고 유엔난민기구는 밝혔다. 이 가운데 80%는 여성과 아동이다.

미국의 전쟁 비용도 1조 달러가 소요됐다. 미국이 아프간과 이라크에서 동시에 전쟁을 치르면서 부채로 조달한 전쟁비용이 2조 달러(2332조 원)를 넘는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 중 아프간에 투입된 비용이 1조 달러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미국의 완전한 철군에 외신들은 지난 20년간의 손해와 희생을 집중 조명해 보도했다. AP통신은 “월요일 밤 미군이 철수를 완료하면서 미국의 가장 길었던 전쟁이 끝났다. 미군 역사의 한 장을 마감했다”면서 “180명가량의 아프간인과 13명의 미군 병사의 목숨을 앗아간 ‘광란’의 최후 퇴장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