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주둔 끝” 공식선언
탈레반 “새역사 이뤄” 자축

워싱턴 = 김남석 특파원

아프가니스탄 철수 시한을 하루 앞둔 30일(현지시간) 미군 병력이 탑승한 마지막 C-17 수송기가 카불 공항을 떠나면서 미국의 아프간 철군이 완료됐다.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이 승리를 자축하는 축포를 쏘아 올리는 가운데, 9·11 테러로 시작돼 미국 역사상 가장 길었던 ‘영원한 전쟁’ 아프간전쟁이 20년 만에 공식 종료됐다.

케네스 프랭크 매켄지 미 중부사령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마지막 미군을 태운 C-17 수송기가 아프간 현지시간으로 30일 오후 11시 59분 카불 공항을 이륙했다”면서 미군 및 미국인 철수 작전 임무 종료를 선언했다. 최종 군 통수권자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발표한 특별성명에서 “아프간에서 20년간의 우리 군대 주둔이 끝났다”고 확인했다. 이로써 2001년 9·11 테러를 감행한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 인도를 탈레반 측에 요구하며 시작된 미국의 아프간전쟁은 20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지난 20년간 미군 2461명, 탈레반 5만1000여 명, 아프간군 6만6000명 등 약 17만 명이 희생됐고, 미국의 전쟁 비용은 1조 달러(약 1166조 원)에 달했다.

탈레반은 이날 마지막 미군 수송기가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축포를 터트렸다. 탈레반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미군이 카불 공항을 떠났으며 우리는 완전한 독립을 얻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대변인도 “아프간 전체가 탈레반 통제에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아프간 내 테러행위 근절 △아프간인·외국인 출국 보장 등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