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를 시작으로 ‘학폭(학교폭력) 미투’가 전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는 가운데, 매년 외부로 드러난 학교폭력 피해 건수가 3년 연속 3만 건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조치는 서면 사과나 보복행위 금지 등 솜방망이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경희(국민의힘)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아 22일 공개한 ‘학교폭력 유형별 심의 건수 및 가해 학생 조치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심의 건수는 2016년 2만3673건, 2017년 3만1240건, 2018년 3만2632건, 2019년 3만1130건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신체폭력’으로 4년간 누적 6만7279건에 이르러 매년 50%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언어폭력·금품갈취·강요·따돌림·기타(성 관련 포함) 등의 유형도 늘어나는 추세다. 언어폭력은 2016년 3208건, 2017년 4839건, 2018년 5657건에서 2019년 8471건으로 대폭 증가하고 금품 갈취도 2018년까지 세 자릿수를 기록하다 2019년 2202건을 기록해 전년보다 배 이상으로 늘었다. 학교폭력이 꾸준히 발생하는데도 징계는 솜방망이 수준에 그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4년간 이뤄진 조치 중 ‘서면 사과’가 7만3912건(29.25%)으로 가장 많았다. 비교적 가벼운 징계인 ‘접촉·협박, 보복행위 금지’ 5만51건, ‘특별교육 또는 심리치료’ 4만6194건, ‘학교봉사’ 3만7373건 등이 뒤를 이었다. 중징계에 해당하는 ‘전학’은 7895건(3.12%), ‘퇴학’은 625건(0.25%)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은 “학교폭력은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일인 만큼 엄연한 범죄에 해당한다”며 “교육적 관점에서 접근해 충분한 예방책과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아동학대 사건을 근절하기 위해 신고 횟수에 상관없이 피해 아동을 즉각 분리하고 아동학대 범죄에 대한 검찰 기소요건을 대폭 완화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아동학대근절 종합 대책을 이날 발표했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