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주한 프랑스대사관 제공

지난해 완공을 목표로 추진됐던 주한 프랑스대사관(사진) 복원 공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 여러 사정으로 약 4년간 늦춰지다가 내년 비로소 첫 삽을 뜬다. 국내 1세대 건축가인 김중업(1922~1988) 선생이 남긴 걸작으로 평가받는 이 건물이 건립 60주년을 맞는 2022년 복원 작업을 완료하고 다시 태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프랑스대사관 건물은 20세기 한국 현대건축을 대표하는 김중업 선생이 설계했다. 김중업 선생은 프랑스 거장 르코르뷔지에의 유일한 한국인 제자다. 대사관 건물은 건립 당시 한국의 전통문화와 프랑스의 현대적 감각을 적절히 결합했다는 찬사를 받았으며, 전통가옥의 처마 선을 모티브로 한 사무동 지붕은 한국 건축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정수로 평가받는다. 건물 곳곳에는 한국적인 느낌의 석상, 백자·기와·옹기 등으로 꾸며진 모자이크 벽화 등 예술 작품이 자리하고 있다.

1962년 준공 후 수차례 증·개축을 거친 관계로 현재의 대사관 모습은 본래 형태와는 다르다. 이 때문에 2016년 당시 주한프랑스 대사였던 파비앙 페논은 설립 초기 모습을 복원하겠다는 계획을 언론에 공개했다. 애초 2019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했으나 프랑스와의 시차 등 현지와의 소통 문제에 올해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일정이 지연됐다. 지난 17일 인터뷰에 앞서 대사관 건물 앞에서 사진 촬영에 임하던 필립 르포르 대사는 들뜬 목소리로 대사관 건물의 리모델링 공사가 내년 중 시작될 것이라고 소개하며 “가능한 한 오래 한국에 머물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관저 외 나머지 건물을 김중업 선생의 설계안대로 복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와 함께 주한 프랑스문화원(서울역 부근), 상무관실(강남구 역삼동) 등 서울 곳곳에 흩어져 있는 대사관 관련 시설을 한곳에 모으고, 필요 시설을 더욱 확충하기 위해 타워동과 갤러리동을 추가로 지을 예정이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