柳감찰관“대면감찰 금시초문”
檢내부 “朴 감찰담당관 주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을 친여 검사로 분류되는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에게 직접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 감찰담당관은 검찰 내 대표적인 ‘친정권’ 검사로 분류되는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의 아내다.

18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오후 2시께 최근 법무부 감찰관실에 파견된 평검사 2명이 윤 총장 대면 감찰 조사를 요구하며 대검을 방문한 것과 관련, 박 감찰담당관 지시가 있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감찰 업무를 맡았던 현직 한 검사는 “박 감찰담당관이 주도해 이번 감찰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 내에선 추 장관이 내부 보안 등을 이유로 박 감찰담당관 등 극히 일부에만 윤 총장에 대한 감찰 조사를 지시하고 보고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대검 측에서도 평검사를 돌려보낸 이후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박 감찰담당관의 상관 류혁 법무부 감찰관은 이번 일에 대해서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감찰담당관은 지난 2012년 2월 28일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에서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남편인 김재호 부장판사(당시 서울서부지방법원 근무)로부터 기소 청탁을 받았다고 양심선언을 한 인물이기도 하다.

박 감찰담당관은 추 장관과 매우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한 검사는 “박 감찰담당관은 추 장관과 함께 식사를 많이 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로 소문이 나 있다”며 “대표적 친정부 성향 검사 이 형사부장도 이번 일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박 감찰담당관의 남편인 이 형사부장은 최근 법무부 감찰관실의 평검사 파견 과정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울러 이 형사부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시절 검찰개혁추진지원단 부단장을 맡기도 했다. 추 장관의 인사청문회 준비단에도 몸담은 바 있다. 이복현 대전지검 형사3부장은 지난달 29일 검찰 내부망에 “이종근 형사부장이 (감찰관실 파견) 해당 검사에게 하루 전 미리 전화를 걸었다고 하더라”며 “대검 형사부장께서 법무부 감찰담당관님이랑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고 해도 인사 관련 사안을 그런 식으로 다룬다는 건 마치 ‘박근혜 정부의 최모 씨 인사 농단’ 느낌”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윤 총장 감찰 조사와 관련해 ‘류 감찰관 패싱 논란’도 나오고 있어 사실 여부가 주목된다. 현직의 한 부장검사는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 조사를 진행하려고 했는데 이를 감찰 업무를 총괄하는 감찰관이 몰랐다는 걸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