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윤석열 검찰총장이 18일 오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 대면 감찰 전격 지시’라는 초유의 상황에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면서 승용차 뒷좌석에 앉아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족 관련 의혹 등 조사
예고없이 대면조사 요청
대검측 강력반발로 무산

檢내부 “秋 감찰정치 度넘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전격 감찰을 지시했다. 현직 검찰총장에 대한 직접 대면 감찰은 사상 초유의 일로 “윤 총장을 찍어내기 위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감찰 정치’가 도를 넘어섰다”는 반응이 법조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전국 검사들도 동요하고 있어 검란(檢亂) 재현 조짐도 관측된다.

18일 문화일보 취재에 따르면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 지시를 받은 법무부 감찰관실 소속 평검사 2명은 지난 17일 오후 대검에 도착해 윤 총장에 대한 직접 대면 감찰 면담을 요구했다. 이들은 추 장관이 윤 총장을 겨냥해 감찰을 지시한 윤 총장 가족 의혹 사건, 유력 언론사 사주 접촉 의혹 등에 대한 확인 필요성을 내세우면서 대면 조사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법무부는 사전에 대검 측과 일정 조율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측은 두 검사에게 유감을 표시하며 “절차에 따라 설명을 요구하면 서면으로 답변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법무부로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대검 정책기획과장은 두 평검사가 들고 온 면담요구서도 법무부 감찰관실에 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이 같은 상황에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대검도 “법무부에 확인해보라”며 말을 아꼈다. 윤 총장은 직접적인 입장 표명은 안 했지만 전례 없는 대면 감찰 조사에 대해 절차가 부적절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내에서는 윤 총장을 겨냥한 ‘대면 감찰’ 시도에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도권 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는 “통상적인 감찰 절차를 그야말로 모조리 무시한 것”이라면서 “하나라도 걸리면 해임하고, 이제는 끝을 보겠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검은 법무부 감찰관실에 항의의 뜻을 전달하는 한편 내부적으로도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최근 법무부 감찰관실 파견명령을 받은 김용규 인천지검 형사1부장은 맡은 업무가 검찰총장 감찰인 것을 알고는 “부당하다”고 이의를 제기해 파견이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희권·염유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