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등서 유입된 미세먼지가
국내 대기정체로 축적된 탓

‘중국발(發) 미세먼지’가 한반도 상공을 덮치며 이틀째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다.

16일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충청·강원 영서·전북 등 전국 곳곳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나쁨(36∼75㎍/㎥)’ 수준을 기록해 전일 올 들어 처음 내려진 초미세먼지 주의보 발령이 유지됐다. 경기와 충청 북부 지방에 짙은 안개까지 끼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가시거리가 평소의 4분의 1 수준인 100∼200m 안팎으로 떨어졌다. 충남 지역은 이날 오전 6시부터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에 들어갔다. 초미세먼지 농도는 수도권·충청권 등을 중심으로 17일 오전까지 나쁨 이상 수준을 보이다가 당일 오후부터 비가 내리면서 차차 걷힐 전망이다. 미세먼지 공습이 재개된 것은 최근 중국 북부를 중심으로 생활 난방이 시작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때 가동을 멈췄던 중국 공장이 예년 수준의 가동률을 회복한 상황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겨울이 되면 중국 북부나 몽골 등지에서는 석탄이나 고무 등으로 난방을 하면서 대기오염물질을 추가 배출하고 있다. 실제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초미세먼지는 지난 11일 170㎍/㎥에 달했으며, 15일에는 70㎍/㎥ 안팎을 유지했다.

가을철 대기 정체현상도 한몫했다. 가을이 되면 한반도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일교차가 심해진다. 이때 지면 온도가 크게 떨어지면서 대기 정체가 일어나는데, 여기에 전지구적으로 편서풍을 따라 유입된 중국발 미세먼지가 그대로 한반도 상공에 갇히게 되는 것이다. 기상청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지난 12일에 중국·북한 등 국외에서 유입된 미세먼지가 국내 대기 정체로 축적됐다”며 “17일에도 대부분 서쪽 지역과 일부 영남 지역에서 대기 정체로 국내 발생 미세먼지가 축적돼 오전에 농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