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슈퍼 전파 행사?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월 26일 백악관에서 에이미 코니 배럿 판사를 신임 대법관으로 지명한 뒤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톰 틸리스 상원의원 등 참석자 최소 7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뉴욕타임스 제공

- 트럼프 코로나 확진 파장

공화당 상원의원도 줄줄이 감염
민주 원내대표 “상원 개회 위험”
12일 예정된 청문회 결사 저지
트럼프는 입원치료속 일정 챙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미국의 정치일정도 ‘올스톱’ 위기에 처했다. 오는 15일과 22일 예정된 대선 TV 토론 일정이 제대로 이뤄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인 데다, 공화당이 오는 12일 개시하려는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지명자의 인준 일정도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특히 민주당은 대법관 인준청문회 결사 저지에 나선 형국이다.

CNN 등에 따르면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4일 트위터에 “코로나19는 의회에 도미노 효과를 주고 있다. 우리에겐 투명성과 추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화당 상원의원 세 명이 이미 확진 판정을 받았고, 우리는 아직 전반적인 (바이러스) 노출 정도를 알지 못한다. 상원 개회가 너무 위험하다면, 위원회 청문 역시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 타계 후 후임으로 지명된 배럿 지명자의 인준 청문회를 미뤄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상원에서의 집단 감염 우려와 함께 대법관 지명자 청문 일정을 강행하는 것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화당은 당초 오는 12일 배럿 지명자의 청문 절차를 시작해 오는 22일 상원 법사위에서 후보 지명을 승인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공화당 소속 마이크 리(유타)·톰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론 존슨(위스콘신) 상원의원이 연달아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의회 내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커졌다. 3명의 의원은 지난 일주일 동안 의회에서 다른 의원들과 회의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이들 의원과 접촉한 사람들은 14일 동안 자가격리하면서 의심 증상이 나타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권고하면서 상원은 19일까지 일정이 중단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상원에서의 코로나19 양성 판정이 배럿 청문회 일정에 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공화당은 배럿 지명자 인준 강행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전날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는 성명을 통해 “배럿 지명자의 청문회는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코로나19에 감염된 상태에서 배럿 지명자 청문회 일정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 법사위원장은 지난 2일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배럿 지명자가 상원을 통과하는 데 매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