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아들 인사명령 은폐 의혹

휴가명령 땐 지원단장 보고뒤
미군 지휘관 통보가 규정인데
구두 지시로 무리한 휴가연장

“軍, 감당 어렵다 판단했을수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당시 일병) 씨의 병가 연장 과정에서 부모가 국방부에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서 씨 소속 부대에서 휴가에 필수적인 인사명령을 발부하지 않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 씨의 휴가 인사명령이 누락된 원인과 관련 군 요양심사위원회 의결 절차를 생략하고 지휘관 구두에 의해 결정하는 과정에서 장기 병가에 필요한 정상적인 휴가서류 작성이 불가능해 해당부대가 처음부터 인사명령을 내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 측은 서 씨 휴가 미복귀 의혹과 관련해 입증의 열쇠인 서류증발은 당시 서 씨 측이 병가 신청에 필요한 관련 서류를 상당수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카투사(미 육군 배속 한국군) 규정에 따르면 지역대에서 휴가명령을 발령하면 즉시 연대장급인 지원단장에게 보고하고 미군부대 지휘관에게도 통보해야 한다. 서 씨는 삼성서울병원 3일 입원(6월 7∼9일)에 불과하지만 병가 19일, 개인연가 4일 합쳐 23일에 걸친 장기 휴가를 갔다. 신 의원 측은 “지휘관의 구두지시에 의한 무리한 휴가 부여에 따른 휴가기간·진료기록·진료비 등 추가 서류 보완이 필요한데 해당 지휘관으로선 서류상 이를 감당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며 “아예 휴가명령을 내지 않았거나 중간에 폐기했을 가능성 등 은폐 의혹을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2사단 지역대 지역대장 A중령 등 서 씨 황제 휴가 의혹 관련자들은 신 의원실과 가진 진술에서 ‘구두에 의한 인사명령’이었음을 강변하고 있다. 휴가명령을 먼저 받고 근거서류를 나중에 제출해 처리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한·미 군 관계자들은 인사명령 없는 휴가는 ‘사실상의 탈영’임을 지적해 대조를 이룬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도 “개인 연가와 병가에 대한 휴가명령은 미리 받아야 하는데 나중에 그것을 바꾼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휴가명령 자체가 공식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모의 민원에 의해 연장된 2차 병가 9일을 포함해 19일간의 병가 기록은 ‘연대통합행정업무시스템’에 남아 있는 사실이 국방부 인사복지실 내부 문건에 최근에야 드러났다. 하지만 병무청이 국민의힘 측에 제출한 휴가 자료에 따르면 서 씨의 군복무기간 휴가·연가 기간은 정확히 39일이다. 실제로 휴가·연가를 다녀온 58일 중 2차례 병가기간인 19일은 인사명령 자체가 없어 증발됐다. 검찰이 수사를 통해 반드시 규명해야 할 대목이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