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당사자는 증인서 제외
법개정안 수년째 통과 안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병역 의혹 파문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는 가운데 추 장관이 국회에서 관련 사실을 부인한 ‘위증 논란’ 발언에 대해 사실로 드러나더라도 현행법상 처벌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법조계는 판단하고 있다. 청문회 당사자는 증인 신분이 아니라서 위증죄 처벌이 불가능한데 당사자도 처벌받도록 하는 법 개정안은 몇 년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회법상 장관이 자신의 인사청문회 및 대정부질문 등 국회에서 말한 내용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위증죄 처벌은 불가능하다. 위증죄 처벌 규정인 증언·감정법 14조에 따르면, 위증죄를 범할 수 있는 사람은 증인과 감정인으로 청문 대상자인 본인은 제외된다. 이 때문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자녀 입시비리 의혹과 관련해서도 청문회 발언이 위증죄 논란에 휩싸였으나, 이런 법의 한계로 위증죄 고발이 이뤄지지 못했다. 청문 대상자의 거짓말을 처벌할 수 있게 하자는 증언·감정법 개정안은 2016년 발의됐으나 국회 문턱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추 장관을 직접 고발한 사건도 쏟아지고 있어 수사 결과에 따라 추 장관이 사법처리 대상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힘(당시 자유한국당)이 올해 1월 추 장관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와 근무 기피목적 위계죄의 공동정범 등의 혐의로, 아들 서모 씨는 군무이탈죄와 근무 기피 목적 위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사건은 현재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부장 김덕곤)에서 수사 중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3일 ‘군 복무 중 병가 연장 의혹’으로 추 장관과 서 씨, 추 장관의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보좌관과 관계자 군 간부 3명을 대검찰청에 고발했으며, 동부지검 형사 1부에 배당된 상황이다.

시민단체들도 검찰 고발과 함께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는 지난 3일 추 장관을 직권남용죄로 수사를 의뢰, 서 씨의 통역병·추 장관 딸의 비자발급 등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 위반 혐의로도 추 장관을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사법시험준비생모임도 최근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을 상대로 진정서를 내고 “금융계좌 추적 등을 거쳐야 하는 복잡한 사건이 아닌데도 수사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추 장관 아들 고발 사건들을 조속히 수사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은지·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