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집중 호우 피해 지역인 전북 남원시 금지면 용전마을을 찾아 복구 봉사활동을 하며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김종인과 ‘투톱 궁합’ 잘 맞아
당내 통합 리더십 부족 지적도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오는 15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주 원내대표가 보낸 지난 3달여의 시간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일단 합격점을 주는 분위기다. 거대 여당에 맞서 수적 열세를 딛기 위해 장외 투쟁이 아닌 국회를 지키는 원내 투쟁 전략을 택하면서 당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극복하고 당 지지율까지 견인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과거 ‘황교안·나경원’ ‘김병준·김성태’ ‘홍준표·정우택’ 지도부와 비교하면 ‘투톱 케미(궁합)’가 잘 맞아 지도부 내 불협화음은 거의 없다. 한 초선 의원은 “온화한 리더십과 소통하는 노력으로 당 결속을 잘 이뤄가고 있다”고 말했다.

취임 초기 주 원내대표는 김종인 비대위 체제 정립과 미래한국당과의 합당 문제 등을 무난히 해결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과의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빼앗기자 원내대표직 사의를 밝히고 전국 사찰을 돌며 칩거했다. ‘거대 여당의 폭주에 어쩔 수 없었다’는 분위기 속에 사의 열흘 만에 만장일치로 재신임 된 이후 국회 17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여당에 내줬다. 수적 열세로 인해 부동산 관련 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후속 법안 처리 과정에서도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무력한 모습을 보였다. 의원들은 “의원총회에서도 답이 안 나온다”며 지도부의 전략 부재를 탓했고, 일부는 “아스팔트로 나가자”며 답답해하기도 했다. 당 내부의 여러 의견을 하나로 모아 힘 있게 끌고 가는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아쉬움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주 원내대표는 과거 삭발이나 단식과 같은 극단적인 투쟁 방식이 아닌 원내 투쟁 방침을 택했다. 윤희숙 의원의 본회의 ‘5분 발언’이 폭발적인 관심을 얻으면서 주 원내대표의 ‘원내 투쟁 실험’이 일부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8월 국회를 앞두고 집중 호우로 전국에 수해 피해가 확산하자 주 원내대표는 앞장서서 의원들의 봉사활동을 이끌면서 당에 진정성을 불어넣고 있다.

한 통합당 재선 의원은 “이제 여당이 잘못한다고 욕만 할 게 아니라 대안을 내놓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