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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법사위원장

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에서 최대 쟁점이었던 법제사법위원장이 윤호중(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몫이 됐다. 민주당이 단독 선출까지 불사하면서 윤 의원을 낙점한 데는 적지 않은 함의가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당초 민주당에서는 법사위원장을 가져올 경우 법조인 출신이 맡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법사위 경력이 많은 3선의 박범계 의원, 변호사 출신인 5선의 송영길 의원 등이 거론됐다. 윤 의원은 본인이 원했던 기획재정위원장이 유력했다.

민주당은 대부분 상임위원장을 3선 의원이 맡지만, 사실상 ‘상원’으로 불릴 정도로 상징성 있는 법사위를 4선 의원에게 배정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윤 의원의 법사위원장 내정 사실을 15일 오후 본회의 투표 직전까지 비밀로 했고, 당내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당내에서는 윤 의원과 이해찬 대표의 특수 관계가 작용했다는 해석이 많다. 이 대표는 실제 21대 국회 원내 전략 수립과 상임위원장 배분 과정에 깊숙하게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사위원장 추천도 여러 통로를 통해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의원은 1987년 민주평화당 간사로 정당 생활을 시작해 이 대표와 30여 년 동안 정치적 생사고락을 함께했다. 과거 윤 의원은 이 대표를 “해찬이 형”이라고 부를 정도의 사이였다고 한다. 이 대표는 지난 2018년 대표로 선출된 뒤 사무총장으로 윤 의원을 중용했고, 윤 의원은 지난해 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공직선거법 통과에도 주도적 역할을 했다. 이후 비례대표용 위성 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창당과 공천 작업 등도 모두 윤 의원의 손을 거쳤다. 민주당은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펼쳐지는 2022년 하반기 전에 문재인 정부에서 목표로 했던 대부분의 개혁 입법을 통과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워 놓았다. 친문(친문재인)의 좌장인 이 대표의 복심이 법사위원장 자리에 앉은 것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