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차·GM 공장도 문닫기로
“車시장 연내회복 어려울수도”

유럽에 이어 미국 자동차 업체들도 1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속속 공장 가동 중단 결정을 내리고 있다. 현대자동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도 이날 코로나19 양성반응 직원이 나와 문을 닫은 만큼, 국내 업체들의 미국·유럽 생산 기지가 줄줄이 휴업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계 자동차업계가 코로나19로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업계는 중국발 부품 공급 차질로 지난달에 휴업 사태를 겪은 데 이어, 조금씩 회복하는 중에 미국과 유럽으로 코로나19가 번지면서 2차 충격을 피하기 어려우리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완성차 업체들의 휴업이 줄을 이으면서 세계 자동차 생산은 통째로 휘청이는 모습이다. 미국 포드자동차는 19∼30일, 제너럴모터스(GM)는 30일부터 북미 공장을 멈춘다. 피아트크라이슬러(FCA) 역시 유럽 공장에 이어 미국 공장도 닫기로 했다. 일본 혼다의 북미법인도 23일부터 6일간 미국 공장을 닫는다. 유럽에서는 다임러, 폭스바겐, 푸조시트로엥, 르노에 이어 BMW도 공장 ‘셧다운’ 행렬에 가세했다.

현대차는 앨라배마 공장 전체 가동을 중단하고 방역했으며,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앨라배마 보건당국(ADPH) 등과 협의해 추가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기아차 미국 조지아 공장, 현대차 체코·러시아·터키 공장,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 등 나머지 미국·유럽 생산 기지는 정상 가동 중이다. 그러나 현지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언제든 휴업 사태로 번질 수 있어 긴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내 세계 자동차 시장이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잇단 공장 휴업은 사실 소비 위축에 따른 수요 감소를 고려한 측면이 크다”며 “최소한 상반기까지는 시장 전망이 극히 불투명하고, 연내 회복도 어려우리란 관측이 많다”고 말했다.

국제 자동차 시장조사 업체 LMC 오토모티브는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4.3%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제프 슈스터 LMC 오토모티브 수석 부사장은 “코로나19 확산은 자동차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변동성은 지속되고, 2021년에도 판매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미국에서만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9%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