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톨게이트 노동자 투쟁승리 결의대회에서 ‘노동개악 저지’ 구호를 외치며 정부를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全조합원 대상 2월까지 실시
문재인정부 지지여부도 포함

지난해 말 기준 조합원 수 96만 명 이상을 확보하며 제1노총으로 등극한 민주노총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실시 중인 설문조사에서 ‘민주노총당 설립’을 거론하는 항목을 제시해 파장이 예상된다.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따라 최근 처리된 선거법 개정안에 의해 민주노총이 정당을 설립할 경우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배출하고 직접 원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30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이 이달부터 내년 2월 7일까지 실시 중인 ‘2020년 민주노총 정치사업 수립을 위한 조합원 설문조사’에는 “노동당, 녹색당, 민중당, 변혁당, 정의당 등 진보정당들과 민주노총은 어떤 관계이어야 합니까?”라는 문항이 포함돼 있다. 해당 문항의 답변 선택지 첫 번째에는 “빠른 시일 내에 민주노총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이 올라 있다. 또 답변 선택지에는 “노동자계급의 단결을 위해서 지지정당을 하나로 정해야 한다” “진보정당들의 연대와 연합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조합원이 진보정당 중에서 선택하도록 하되 보수정당 지지는 안 된다”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다른 문항은 “2020년 총선에서 지지하는 정당을 어떻게 도울 생각입니까?”라고 묻고 있다. 이에 대한 첫 번째 답변 선택지에는 “지지하는 정당에 투표하는 것으로 만족하겠다”가 올라 있다.

지난 27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내년 4·15 총선에 적용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골자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해당 제도에 따라 ‘비례한국당’을 비롯해 비례대표 의석을 노리는 창당이 속속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민주노총도 직접 창당을 해 원내 진입을 시도할지 주목된다. 민주노총 측은 이번 설문조사에 대해 “매년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통상적인 의견 수렴”이라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salm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