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징벌적 관세 제외”

5년간 661억달러 손실 면할 듯
업계선 공식발표 안 나와 신중

미국 정부가 수입 자동차에 최대 25%의 고율 관세를 물릴지에 대한 결정을 최장 6개월 연기하고 특히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관세 폭탄’ 표적에서 제외할 것이란 외신 보도가 16일 나옴에 따라 국내 자동차업계가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와 업계는 “공식 발표가 나올 때까지는 어떤 것도 불확실하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1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수입차 관세 결정을 연기할 것으로 보인다. 미 상무부는 트럼프 대통령 지시로 자동차 및 부품 수입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국가 안보 위협 요소인지를 검토한 후 지난 2월 18일 백악관에 보고서를 제출했다. 오는 18일 보고서 검토 시한(90일)이 끝나지만, 상대국과 협상하는 기간에는 관세 부과 결정을 180일간 유예할 수 있다.

특히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캐나다, 멕시코 등은 ‘징벌적 관세’에서 면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대미(對美)수출 의존도가 큰 국내 완성차 업체에는 희소식이다. 국내 완성차의 대미 수출은 연간 80만 대 수준이다. 최남석 전북대 무역학과 교수는 2010∼2017년 관세 데이터를 토대로 “25% 관세 부과 시 2019∼2023년 5년간 우리나라의 대미 자동차 수출 누적 손실액이 661억7700만 달러, 같은 기간 일자리 손실은 64만6016개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한 바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KIET)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정부는 예상대로 자동차 관세 결정을 미룰 것”이라며 “미국 입장에서 중국과의 무역 전쟁 와중에 적을 더 만들 필요가 없고 유럽연합(EU), 일본 등과 무역협상에서 자동차 관세를 카드로 활용하려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와 업계는 미국 정부 공식 언급이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어디까지나 외신 보도에 따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성훈·박정민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