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박수받는 시진핑 15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北京) 올림픽 주경기장인 냐오차오(鳥巢)에서 열린 아시아 문화카니발에 참석해 참가자들의 박수에 화답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배제국가 늘라’ 전전긍긍
中외교부 “중상모략·탄압”

16일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시장 진입 규제 발표에 법률 다툼을 예고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의 이번 조치로 글로벌 시장에서 5세대(5G) 이동통신 확대 전략에 타격을 받을까 봐 대응책 마련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외신과 중국 언론에 따르면, 화웨이는 미국의 조치에 대해 “우리는 미국 정부와 소통을 통해 제품 안전 조치를 보장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도 “미국의 ‘불합리한’ 조치가 화웨이의 권익을 침해했다”고 규정했다. 곧바로 “심각한 법률적 문제”를 언급함으로써 법적 대응 방침을 예고했다. 화웨이는 그동안 미국 행정부의 화웨이 배제 압박에 강력 반발해왔다. 지난 3월에는 미 정부기관이 화웨이 등의 장비를 사용하지 못하게 규정한 국방수권법에 대해 위헌이라며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화웨이의 보다 큰 고민은 각국 동향이다. 미국의 화웨이 장비 배제 압박을 받고 있는 영국, 뉴질랜드, 캐나다 등 다른 동맹국들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비핵심 5G 통신망 구축에 화웨이 장비 사용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 영국이 방침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뉴질랜드는 화웨이 배제 입장을 최종 결정하지 않은 채 미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 자칫, 중간지대에 있던 이들 국가마저 화웨이에 대한 부정적 여론 확대로, 장비 사용 배제로 완전히 돌아설 수 있어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의 이번 조치로 화웨이의 핵심적 5G 시장 확대 전략이 방해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화웨이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유럽연합(EU) 국가들에 미칠 여파가 가장 큰 걱정이다. EU 주요국인 독일의 경우 통신장비의 국가안보 침해 여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지만 특정 회사를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탈리아 정보 당국은 아예 화웨이 장비의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이런 우호적인 분위기가 미국의 영향을 받지 않고 최종적으로 장비 채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전략이다. 중국 외교부는 “특정 중국 기업을 중상모략하고 탄압하고 있다”며 화웨이를 적극 변호하고 나섰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