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NEC·글로벌IB 엇갈린 전망

미국 워싱턴DC에서 9∼10일 열린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아무런 합의 없이 결렬되고 추가 관세폭탄 검토 및 상응 보복 조치 등으로 양국 간 무역 갈등이 확산하면서 무역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래리 커들로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6월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전 합의 가능성을 거론한 반면 세계 최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성급한 낙관론을 경계하며 연말쯤 타결 가능성을 전망하고 나섰다.

12일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커들로 위원장은 폭스뉴스선데이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만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후속 협상 일정에 대해 “중국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을 베이징(北京)으로 초청했다”고 말했다. 베이징에서 고위급 협상이 재개되고 극적 합의가 이뤄질 경우 6월 28∼29일 일본 오사카(大阪) G20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이 합의문에 서명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10일 0시 1분부터 2000억 달러(약 236조 원) 규모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면서 미국 도착 시점이 아니라 미국을 향해 출발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인상된 관세율을 적용키로 했다. 중국에서 미국까지 선박 운송 시 2∼3주가량 걸리는 만큼 추가협상 시한을 번 셈이다. 커들로 위원장은 “(관세 부과로) 미국과 중국 양쪽 모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이날 투자자 노트에서 “미국과 중국이 올해 연말쯤 합의에 이를 것이라는 게 기본적 전망”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협상 타결 시 즉시 관세 철폐 여부에 대해서도 “관세 인하도 점진적으로 시차를 두고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USTR에 아직 추가 관세가 부과 안 된 3000억 달러어치 중국 제품에도 25% 고율 관세 부과 절차를 시작하라고 명령하는 등 전방위 압박에 나섰지만 중국은 “미국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하는 등 입장 차가 큰 상황이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