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北회담 전초전’ 南北정상회담 준비 어떻게…

천영우 “北 전제조건 확인없인
美北정상회담에 재앙 될 수도”

최강 “南北대화만 진전 보이면
韓美공조 차질 운신 폭 좁아져”

양무진 “비핵화 구체조건 논의
美北에 맡기고 우린 안 나서야”

최대 약 1달여의 기간을 두고 연이어 열릴 남북, 미·북 정상회담은 한반도 비핵화의 성패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이번 연쇄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되기 위해서는 북한의 비핵화와 한·미 동맹 등과 관련한 남·북·미의 분명한 원칙이 투명하게 논의·합의되고 이에 따른 후속조치 이행 등을 통해 서로 간의 신뢰가 구축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열릴 남북 정상회담은 이런 사안들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사전에 확인하고 이행을 담보하는 자리가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12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남북 정상회담에 관해 “북한이 정말 비핵화를 어떻게 할 것인지, 비핵화를 위한 조건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들어야 한다”며 “그것을 들어야 미·북 정상회담이 (북한에 대한) 무력사용으로 가는 디딤돌이 되지 않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천 전 수석은 “김정은(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비핵화 언급을 바로 ‘비핵화하겠다’는 말로 알아들을 사람은 없다”며 “만약 북한이 체제에 대한 군사적 위협뿐만 아니라 북한 인권 문제 거론, 외부 정보 유입 등 체제 변화를 위한 모든 위협이 해소돼야 비핵화하겠다고 주장한다면 미·북 정상회담에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남북, 미·북 정상회담을 앞둔 우리 정부의 행보에 대해 “4월 말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미국의 지지와 환영을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며 “정상회담이 남북 간의 교류·협력과 신뢰 조성을 넘어 북한 비핵화의 중요한 계기가 돼야 한다는 한·미 공통의 기대와 열망을 표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부원장은 또 “반면 워싱턴이 생각 외로 우리와의 견해차가 클 경우, 시한을 정한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오히려 우리의 운신의 폭을 좁힐 수 있고 미·북 관계와는 별개로 남북 간의 대화만이 진전되는 모양새를 보일 경우 이는 한·미 간 공조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은 미·북 대화가 핵심”이라며 “북한 핵사찰 등 비핵화와 관련한 구체적인 논의는 미·북 간에 반드시 하게 돼 있으니 우리 정부가 굳이 나서지 않아도 된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박준희·김영주·김유진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