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과 정상회담 본격 실무 접촉
평화의집-통일각 오가며 할 듯

청와대와 정부가 이번 주부터 남북 정상회담 실무 준비에 본격 착수한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국내외에서 의문이 나오는 등 변수가 여전해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철저하게 준비하겠다는 게 청와대의 방침이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국가는 물론 세계 주요 국가의 강력한 지지를 이끌어 내려는 노력도 병행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12일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의 비핵화를 성공적으로 끌어내기 위해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1주일 사이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 개최가 잇따라 예정되면서 청와대는 ‘신중 모드’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청와대의 이러한 태도는 미국 주류 언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신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내리며 미·북 정상회담이 결국 불발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는 것과 무관치 않다. 앞으로 계속 북한으로부터 과거와 확실히 다른 모습을 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정상 간 핫라인 개통, 한·미 연합훈련 예년 수준 진행 등 합의된 사실의 이행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 간 실무접촉은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과 북측 통일각을 오가며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기존 통일부-조국평화통일위원회 간 협의 채널이 가동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는 남북, 미·북 정상회담이 연이어 열리는 만큼 준비 과정에서부터 미국과 충분한 의견 조율을 거친다는 방침이다. 비핵화 등 주요 의제가 같기 때문에 협상 전략을 짤 때 한·미 간의 손발이 잘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오는 15일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해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회담한다.

회담에서 양측은 남북, 미·북 정상회담 준비 협력 방향과 함께 최근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에 따른 통상분야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강 장관보다 하루 앞선 14일 출국해 이번 한·미 외교장관회의 사전 조율에 나선다.

청와대는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에도 북한 접촉 결과를 설명하고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할 방침이다. 과거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 때와 달리 국제사회의 소통에도 더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핵심 국가들에는 직접 사람을 보내고, 다른 국가 정상과는 통화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북제재에 동참하고 남북 대화를 지지해 준 다른 국가에도 감사를 표시하고 정상회담 추진에 도움을 받겠다는 것이다.

김병채·유민환·김유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