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카와 환상 호흡… 금빛 역주
ESPN “42년만의 노메달恨풀어”

키컨 랜들(36)이 ‘엄마 금메달리스트’로 등록됐다.

랜들은 21일 오후 평창 알펜시아크로스컨트리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크로스컨트리스키 여자 팀스프린트 결승에서 디킨스 제시카(27)와 짝을 이뤄 15분 56초 47로 가장 먼저 골인했다. 팀스프린트는 2명이 조를 이뤄 1.25㎞ 코스를 3번씩, 총 6바퀴를 도는 종목이다. 미국이 올림픽 크로스컨트리스키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건 이번이 처음이고, 1976 인스브루크동계올림픽 은메달(남자 30㎞) 이후 두 번째 메달이다.

랜들은 후배 제시카와 역주를 펼쳐 미국의 숙원을 풀었다. ESPN은 “랜들과 제시카가 미국의 크로스컨트리스키 첫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고, 42년 만의 노메달 한도 풀었다”며 “특히 랜들의 역주가 빛났다”고 전했다.

랜들은 2011∼2012시즌부터 3회 연속 월드컵 랭킹 1위를 지켰지만 2016년 아들 브렉을 낳은 뒤 ‘출산 후유증’이 찾아와 슬럼프에 빠졌다. 올 시즌 월드컵에서도 15차례 출전했지만 3위에 1회 올랐을 뿐. 15일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10㎞ 프리에서도 16위에 그쳤기에 팀스프린트 우승은 이변으로 받아들여진다. 랜들은 “적지 않은 나이지만, 사랑하는 남편과 아들 덕분에 힘을 냈다”면서 울먹였다.

랜들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후보로 출마했다.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중 선수들의 투표에 따라 선수위원이 가려진다. 랜들은 선수위원으로 출마자 중 유일하게 금메달을 거머쥐어 선거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평가. 랜들은 “멋진 레이스를 마쳤기에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경기장 밖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겠다”고 다짐했다.

평창 =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