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최순실, 국정농단의 시작과 끝… 重刑 구형 불가피”

이미지 크게보기 최순실 씨가 14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사건 결심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 14개월만에 崔 결심 공판

특가법상 뇌물 등 18개 혐의
뇌물 가액 1억원 이상일 경우
무기징역 또는 10년이상 징역

선고 늦어도 내년 1월 초순쯤
崔 유무죄 여부 朴 재판 가늠자

판사 증거채택후 崔 휴정 요청
2시간 이상 재판 지연 되기도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61) 씨에 대한 검찰의 중형 구형(징역 25년·벌금 1185억 원·추징금 77억9735만 원)은 오래전부터 예고돼왔다. 지난해 12월 19일 첫 재판부터 14일 결심 공판까지 검찰은 줄곧 “대통령 탄핵과 구속까지 가져올 정도로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한 국정농단 사건의 ‘시작과 끝’은 최순실”이라는 판단을 거둔 적이 없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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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에서도 최 씨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무려 18개 혐의를 받고 있어 중형 구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꾸준히 있어 왔다. 더구나 최 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13가지 공소 사실에서 공범으로 기소된 만큼 최 씨에 대한 법원의 유무죄 판단은 곧 박 전 대통령 재판 결과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주재로 열린 최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결심 공판은 내내 진통을 거듭했다. 당초 오전 중 검찰의 구형이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추가 증거 채택 과정에서 2시간여 공방이 길어지며 미뤄졌다. 이어 최씨가 휴정을 요청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였다.

검찰은 무엇보다 딸 정유라 씨의 승마 지원 등을 위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측에서 213억 원의 뇌물을 받기로 약속하고 실제로 77억9000여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 등에 특가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특가법은 뇌물 가액이 1억 원 이상일 경우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최 씨는 이 외에도 박 전 대통령, 안 전 수석 등과 공모해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774억 원을 강제로 모금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강요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국정농단 사건의 시작과 끝”이라는 검찰 관계자의 설명처럼 최 씨가 지난해부터 나라를 뒤흔든 국정농단 사건의 상징적인 인물인 만큼 중형 구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받아들이기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검찰은 혐의가 중대한 만큼 중형 구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라며 “중대 범죄에 대해 법과 상식에 의한 처벌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선고기일은 통상 결심 공판 2∼3주 이후로 지정되는 만큼 12월 말이나 1월 초순에는 최 씨 등에 대한 1심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 등 최 씨와 관련된 다른 피고인들이 1심에서 대부분 유죄 취지의 선고를 받은 상황은 최 씨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최 씨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내년 초 1심 재판이 마무리될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날 법원의 판단만 남겨둔 채 최 씨에 대한 재판이 일단락됨으로써 지난해 10월 ‘태블릿 PC’ 관련 보도로 의혹이 확산한 지 14개월 만에, 최 씨에 대한 재판이 열린 지 1년 만에 일단 종지부를 찍게 됐다. 이날 재판에 최 씨는 검정 정장을 입고 출석해 재판장에게 꾸벅 인사한 뒤 자리에 앉았다.

안 전 수석은 수감복을 입고 다리를 절뚝거리며 재판장에 들어섰다. 재판부는 이날 최 씨가 직접 작성한 탄원서 내용을 공개했다. 최 씨는 탄원서에서 “대통령 곁을 떠나야 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는데 남아서 주변 사람들에게 이용당해 상처밖에 안 남았다”며 “부당한 수사를 받았고, 저로 인해 고통과 좌절을 받은 대통령에게 선처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민병기·김리안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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