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거대한 제재” 강력경고
北과 거래 中기업 포함될 듯

미국이 20일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면서 재무부 중심의 대북 추가 경제 제재를 예고해 북한에 대해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북한 기업 및 은행과 거래하고 있는 중국 기업이 이번 추가 제재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에 대해 북한 지원에서 완전히 손을 떼라는 강력한 신호를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면서 “재무부가 내일(21일) 북한에 대해 매우 거대한 추가 제재(a very large one)를 발표할 것이며, 2주에 걸쳐 이뤄지게 될 것”이라며 “2주가 지나면 제재는 최고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제재를 예고함에 따라 발표 내용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재무부의 추가 제재 조치는 북한 기업 및 은행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에 대해 정상적인 거래도 차단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수준까지는 아닐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들이 제재 대상에 추가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미국은 중국에 대해 불법적인 핵·미사일 개발 등과 관련된 북한 은행 및 기업들과의 거래 금지를 압박해 왔으며, 중국도 미국이 주도한 유엔 대북 제재 결의 준수 일환으로 중국 대형 은행 및 기업들의 북한 은행과의 거래를 단절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번 추가 제재는 이 같은 조치에도 교묘하게 북한 은행 및 기업들과 거래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을 겨냥할 것으로 예상된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대해 설명하면서 “제3자가 북한과 특정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지장을 주거나 단념시키는 게 이 조치의 실질적인 효과”라고 말해 중국 기업들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예고처럼 ‘최고 수준의 제재(the highest level of sanctions)’가 전격적인 세컨더리 보이콧 시행 조치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달 초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는 북한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기관에 대해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환계좌 및 대리계좌 개설을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오토 웜비어 대북 은행업무 제재법’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처리해 전체회의로 넘겼다. 이 법안은 북한을 돕는 금융기관에 대해 미국 금융시스템 접근을 전면 차단하는, 사실상 세컨더리 보이콧에 준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미국이 대북 금융 완전 봉쇄 조치로 향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