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현 초대 한미연합사령관
“현재의 한미연합사 지휘구조
‘나토 체제’서 벤치마킹한 것”

현재 한미연합사령부 체제는 유럽 방위를 책임지고 있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체제를 모방한 것이다.

한미연합사 창설의 주역인 유병현 초대 한미연합사령관은 그의 회고록에서 “한·미 양국 연합기구 편성안에 대한 연구는 자연히 나토 사령부에 관심이 모아졌다”며 “나토군 운용은 주권재민의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대통령 혹은 총리들로 구성되는 연합국가 통수기구로, 그 기구 아래에 이사회가 동등한 자격으로 연합군을 지시 운영하는 체제”라고 밝혔다. 그는 “나토 군사령관에는 창설 이래로 나토에 공헌도가 제일 큰 미군 장성이 임명돼 왔으나 그 아래에 있는 구성군이나 지역군과 각 부대의 보직에는 회원국가별 균형의 원칙이 엄하게 지켜져 왔다”고 벤치마킹 이유를 밝혔다.

김운회 동양대 교수는 “나토 회원국들은 각 회원국이 평시 전시작전통제권을 가지고 있지만 전쟁이 발발하면 각국의 지정된 부대들을 나토군 사령관이 통제한다”며 “나토군 사령관은 나토 지원과 운영의 주축을 이루는 미군이 맡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연합사의 지휘구조와 나토의 지휘구조는 거의 같다”고 설명했다. 한미연합사의 경우 군사 행위와 관련된 모든 일을 한·미 양국의 대통령이 협의해 결정하며, 특히 전쟁 개시와 군사분계선 월선, 전쟁 종료 등은 한국 대통령이 결정하는 것으로 돼 있다. 다만 전쟁과 관련된 작전권은 미국이 사령관인 한미연합사가 맡게 된다. 나토도 각 나라가 작전통제권을 가지지만 연합 작전을 필요로 하는 전쟁이 발발하면 동맹군 총사령관을 맡은 미국이 갖는다는 점에서 한국과 차이가 없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