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韓·美 국방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제49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韓美 3대 이견, 조기전환 발목
美, 미래사 지휘체계 수용 불가
北 6차 핵실험 안보 조건 변화
韓, 연합사령부 합참 이전 요구

제49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가장 주요한 이슈였던 ‘미래연합군사령부(미래사)’ 창설안 승인이 불발된 것은 문재인 정부의 공약 사항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조기 전환이 사실상 어려워진 것을 뜻한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한·미 국방장관은 지난 28일 SCM을 마친 뒤 내년 10월 워싱턴에서 열리는 SCM까지 미래사 창설 방안 보완 등 전작권 전환 로드맵을 구체화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한·미는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미군이 타국 군의 지휘를 받지 않는다는 ‘퍼싱 원칙’ △한미연합사 조직의 용산 미 8군 기지 잔류 문제 등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이고 있어 미래사 승인은 물론 전작권 조기 전환은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미는 2012년 12월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와 2013년 2월 3차 핵실험 등에 2014년 SCM 때 전작권 전환을 시기적으로 확정하지 않고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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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3가지 조건은 △한반도 및 지역의 안보 안정화 △한국군의 핵심 군사능력의 향상 △북한 핵·미사일에 대응할 수 있는 정도의 한국군의 필수 대응능력 완비 등이었다. 하지만 북한의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으로 한반도 불안정이 심화된 상태다. 더구나 우리가 한미 연합방위를 주도하기 위해 필수적인 군사정찰위성을 한국군은 1개도 보유하지 못하는 등 정보·감시·정찰(ISR) 자산을 대부분 미군에 의존하고 있다. 전작권 전환 추진 시 ‘조건’ 만족 여부를 놓고 한·미 논란이 불가피하다.

그런데 한·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런 조건 기반 전환이라는 이성적 원칙보다 ‘퍼싱’이라는 감성적 원칙이 미래사 창설 불발로 이어진 더 큰 원인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미군은 소규모 부대를 제외하곤 타국 군의 지휘를 받지 않는 ‘퍼싱 원칙’이라는 불문율을 유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전작권 전환 문제가) 한·미 간 잠재적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미국 측은 전작권을 포기할 뜻이 없다”고 미국 관료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미래사 승인안 역시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승인을 받기 어려웠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이와 함께 한미연합사 소속 주한미군 장성 및 장교 사무실의 이전 문제도 갈등 요소다. 문재인 정부는 현재 용산 미 8군 사령부에 있는 주한미군 연합사령부를 미래사 출범에 맞춰 모두 이전할 것을 요구해 주한미군 측과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갈등이 편성안 승인 불발의 또 다른 요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국 정부는 미래사 창설에 앞서 한미연합사 구성원들이 모두 합참 청사로 이전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주한미군 측은 현 미 8군 사령부에 잔류를 희망하고 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