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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외무상, 유엔 연설차 방미
“美 보좌관들 불쌍” 맞받아쳐

북한의 리용호(사진) 외무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 ‘완전 파괴’ 언급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 대한 ‘로켓맨’ 폄훼 발언에 대해 “개 짖는 소리”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인디펜던트 등 관련 보도에 따르면 리 외무상은 오는 22일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있을 제72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위해 이날 현지에 도착했다. 앞서 리 외무상은 지난 19일 고려항공편으로 중간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北京)에 도착해 주중 북한대사관에서 하룻밤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굳은 표정으로 뉴욕의 존 F 케네디(JFK) 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리 외무상은 공항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대답하지 않았다. ‘북한을 완전파괴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연설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답변을 피했다.

그러나 숙소인 유엔본부 앞 호텔에 도착해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정면으로 맞받아쳤다. 리 외무상은 “개들이 짖어도 행렬은 간다는 말이 있다”며 “개 짖는 소리로 우리를 놀라게 하려 생각했다면 그야말로 개꿈”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로켓맨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트럼프 대통령) 보좌관들이 불쌍하다”고 했다. 리 외무상이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미국에 강한 적개심을 드러내면서 오는 22일로 예정된 유엔총회 기조연설에도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강경 발언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북한 핵 개발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를 비판하는 내용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리 외무상은 기조연설에 이어 23일에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리 외무상은 뉴욕 체류 기간에 공개적인 외부일정보다는 제 3세계 국가들과 비공개 접촉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리 외무상의 뉴욕 방문을 계기로 북·미 간 물밑 접촉이 이뤄질지도 관심사이지만 유엔총회 기조연설 등을 통해 양측이 강경 발언을 주고받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그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