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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한국 철수설 나도는데
성과급 등 대폭 인상 요구

작년 근로손실일 사상최대
노조원들도 강성파업 외면

지난 5일 한국지엠 노동조합은 월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 통상임금(424만7221원)의 500% 성과급 지급에 근무제도 개선 등을 요구하는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이날은 통상임금 소송에서 법원이 노동자들의 일부 승소를 판결한 날로 회사는 이미 큰 손실을 보고 있던 상황이다. 지난 8월 31일 나온 현대·기아차의 통상임금 소송 부분 승소로 한국지엠이 최대 5000억 원의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노조가 파업을 강행하면서 사 측의 손실은 더 커지게 됐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공공연히 철수설이 나돌던 한국지엠의 철수가 기정사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나오고 있다.

회사 사정에 아랑곳없이 해마다 높은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노조로 인해 기업들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지나친 강경 목소리에도 실제 얻는 소득은 많지 않음에 따라 적자기업 노조원들 사이에서 집행부의 강경 노조활동을 외면하는 사람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노사분규 건수는 120건으로 지난 2009년 121건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근로손실일수는 무려 203만5000일로, 집계를 시작한 1996년 이후 최대치다. 1997년 외환위기 직후 노사 분규가 극심했던 1999년(145만2000일)보다 58만3000일이나 더 많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올해 노조의 8차례 부분파업을 통해 자동차 3만8000여 대의 생산에 차질을 빚어 약 8000억 원의 매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외국 기관들도 한국의 노동시장 경직이 경쟁력 약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스위스 연방은행이 발표한 주요국가 노동시장 유연성 순위에서 한국은 139개국 중 83위에 그쳤다.

노조의 강경투쟁에도 임금인상률은 미미해 일반 노조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가장 격렬했던 노조 투쟁의 해로 평가받는 지난해 노사가 합의한 임금 인상률은 3.3%로 2009년(1.7%) 이후 가장 낮았다. 파업 등 노조 지도부의 강경 투쟁 결정이 실질적으로 노조원들의 이익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노조 주도 파업에 동참하는 근로자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난 8월 29일과 9월 1일 부분파업을 단행했던 현대중공업의 경우 참가자 수가 700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참가했던 1200명에서 약 41.8%가 감소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파업의 목적이 임금 인상 등에 있어 참여 근로자가 많았지만 최근 파업은 회사 내 구조조정 반대 및 의무휴직제 반대로 직원들이 노조 집행부 주장에 더 이상 동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