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계속 인상되면
힘든 일 더 안하려 할 것”

외국인노동자 비용도 커져

“같은 임금, 같은 대우면 누가 힘든 일을 하겠습니까.”

경기 안산시 반월공단에서 염색공장을 운영하는 A 씨는 8일 문화일보에 인력난의 고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염료의 악취 등 어려운 작업환경 때문에 고질적인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데, 최근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이 추진되면서 인력 이탈이 가속화될까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 공장은 현재 국내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워, 인력의 80% 이상을 외국인노동자들로 구성했다. A 씨는 “색 선정 및 염료 배합 등 기술이 요구되는 건 한국 직원들이 담당하고 있는데, 최저임금 인상으로 간단한 아르바이트 등 비교적 편한 일을 하는 경우와 임금이 비슷해지면 누가 힘든 환경에서 일을 하겠느냐”고 말했다.

이같이 국내 중소기업들이 고질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내년부터 최저임금 16.4% 인상에 따른 수익 악화와 장기적인 인력 이탈 문제가 우려되고 있다.

근로시간을 주당 52시간으로 단축하는 정부의 추진 방안도 추가 주말 근무에 따른 수당 부담, 무엇보다 납기를 맞추기 어려운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해 부족한 노동력을 확충할 경우 숙소 지원이나 기숙사 건립 등 추가적인 부담도 발생한다.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 수준은 한국인의 9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숙련 인력과 비교되는 역량 차이로 인해 생산성 및 품질 저하 문제도 중소기업계가 우려하는 부분이다. 게다가 정부가 외국인 근로자 숫자를 제한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근로자마저 구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지난 6일 문성현 경제사회발전 노사정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중소기업 중 뿌리 산업은 외국인 근로자를 쓸 수밖에 없는데 최저임금 인상으로 큰 위기를 맞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방 중소기업들은 수도권으로의 인력 유출 문제에도 직면해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지역본부가 최근 부·울·경 지역 기업 중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고 있는 중소기업 1600여 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외국인 근로자 고용 관련 중소기업 실태 조사’ 결과에서 외국인 근로자 채용 이유에 대해 응답 기업의 79.8%가 ‘내국인 근로자 채용이 어려워서’라고 답했다. 그러나 응답 기업의 44.2%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역량이 국내 근로자의 80% 이하라고 답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