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홍준표(앞줄 왼쪽)자유한국당 대표와 정우택(앞줄 오른쪽)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재선의원 연석회의 도중 시계를 보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文대통령 정상회담 성과 설명
추경안 처리 등도 협조 부탁

野 “한미동맹 균열 우려” 표명
탈원전·최저임금 의견도 개진

이번에도 상춘재 ‘원탁회동’
“격의없는 대화 의지 반영돼”

19일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 오찬 회동에서는 참석자들이 주요 정치 현안과 관련한 의견을 자유롭게 주고받았다. 문 대통령은 미국과 독일 방문을 통한 정상외교 결과를 설명하고 야당에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 야당 대표들도 외교뿐 아니라 최근 쟁점이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 준비한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동은 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일방적으로 하고 있다는 비판과 그에 따른 국회의 교착사태 해소 등을 감안한 ‘협치’ 의지를 확인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제1야당 대표가 회담에 불참해 의미가 반감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오찬 자리에서 우선 정상 외교의 성과를 집중적으로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공백기가 있었던 정상 외교를 복원하고 각 정상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면서 많은 성과가 있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야당 대표들은 정부의 대북 대화 제의에 미국이 잇달아 부정적 반응을 보인 점 등을 지적하며 한·미 간의 이견 조율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가 남북 대화를 할 때 동맹인 미국과 긴밀하게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도 “지나치게 대화에 방점을 두면 한·미 동맹 균열 우려가 생길 수 있다”고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국회에서 진통을 겪고 있는 추경안 처리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추경안이 단순히 공무원 늘리기가 아니라 민생을 위해 꼭 필요한 일자리를 만들려는 취지라는 점을 들어 야당 대표들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 대표들은 탈원전 정책, 최저임금 인상, 인사,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 복원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해 문 대통령에게 의견을 전달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주로 대화를 경청하는 가운데 외교 성과와 관련한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혜훈 대표는 저급한 여성관 등으로 구설에 오른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행정관의 경질을 촉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주제 제한 없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외교·안보 사안에 대해 국회에 자세하게 설명하고 국정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자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오전 11시 30분부터 열린 오찬 회동에서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여야 5당 원내대표 오찬 때와 마찬가지로 먼저 오찬 장소인 청와대 상춘재에 도착해 여야 대표를 맞이했다. 청와대는 당초 본관에서 오찬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편안한 분위기 조성을 위해 정원이 있는 상춘재로 장소를 바꿨다. 청와대 관계자는 “여야 대표들과 격의 없이 대화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은 상춘재 주변을 잠깐 산책한 뒤 오찬장으로 이동했다. 청와대에서는 상석이 따로 없는 원탁을 준비했고,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 외에 청와대에서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전병헌 정무수석이 함께 테이블에 앉았다. 식사 메뉴는 중식 코스 요리가 제공됐다.

김병채·유민환·장병철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