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정부조직법 여전히 공전
“협치 선언뿐”… 회동 한계론도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취임 후 처음으로 여야 4당 대표와 회동한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지난 5월 19일 문 대통령과 5당 원내대표의 만남이 ‘빈손 회동’으로 끝난 사례를 들어 회동 한계론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문재인 정부 출범 9일 만에 마주한 문 대통령과 5당 원내대표는 서로 협치와 소통을 약속했지만, 정국은 인사청문회와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정부조직법 개편안이 뒤엉키면서 두 달째 헛바퀴를 돌았다.

이에 따라 추경안은 민생과 직결된 현안이고 정부조직법 개편안 역시 문재인 정부가 효율적인 국정운영을 하는 데 필요한 만큼 이번 회동을 통해 소통과 협치의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불참을 선언하면서 이번 회동은 현안을 풀어갈 추진동력이 약해진 상황이다. 여야 간 감정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홍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재선의원 연석회의에서 “오늘 청와대 회동이 있는데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CPBC라디오에서 “무슨 애들도 아니고 나라의 국정을 책임져야 할 제1야당 대표가 만나지도 않겠다는 것은 너무 속 좁아 보인다”며 “아예 안 만나겠다는 것은 제1야당 대표다운 태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통령과 4당 대표가 덕담을 나누거나 원칙적 차원의 협치를 외칠 때가 아니다”라며 “추경안과 정부조직법 개편안 처리를 위한 구체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5월 19일 문 대통령과 5당 원내대표의 만남은 원칙적 협치 선언에만 머물러 국정 현안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당시 문 대통령은 “청와대와 여야가 자주 만나서 소통하고, 또 함께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은 협력하기도 하고, 이런 정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저는 가장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는 모습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저희도 제1 야당으로서 국가적 위기 문제에 대해서는 통 큰 협력을 하겠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청와대와 여야가 큰 틀에서 합의한 여·야·정 국정 상설 협의체 구성, 대선 공통 공약 국회 추진, 추경 협조 등 내용은 이후 진척이 되지 못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