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정부조직법 막판 진통
‘물관리일원화’ 제외 가능성도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청와대에서 만난 19일에도 국회는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를 두고 막판 대치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여야 4당 원내대표들은 전날 늦은 시간까지 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하지만 추경의 경우 민주당이 80억 원 규모의 ‘공무원 증원 예산’을 삭감하고 이를 정부의 목적예비비(500억 원)로 충당하는 대신 관련 근거를 부대 의견으로 추경안에 반영하자는 절충안을 내놓았고 정부조직법의 경우 야권이 반대하는 물관리 일원화를 제외하는 방안이 제기된 상태여서 막판 절충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여야 4당은 이날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회동을 시작으로 다시 한 번 협상에 돌입했다. 합의안 도출 여부에 따라 예결위 조정 소위 재개와 본회의 개의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야 3당은 일단 추경과 관련해 “세금으로 공무원을 증원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도 민주당 협상안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재선의원 연석회의에서 추경 협상과 관련, “세금으로 공무원을 증원하는 데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며 “어제 민주당의 협상안에 대해 야 3당 예결위 간사가 공무원 증원에 대한 중장기 계획과 함께 각 상임위에 보고하고 예결위 승인을 받는 부대조건을 달아놓은 상태인데 여당이 끝까지 답변을 안 했다”고 말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인기 영합 식의 정책에 대해서까지 야당에 무조건 양보를 권하는 건 협치가 될 수 없다”며 “적어도 국민 세금으로 무분별하게 공무원 증원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일관된 국민의당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야당은 물관리의 환경부 일원화를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환경부가 사업을 가지고 가면 규제·감독 업무가 부실해질 수 있는 만큼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물관리 일원화 문제를 정부조직법 개정안에서 일단 뺄 경우 국회에서의 처리가 가능하다는 전망이 있어 주목된다. 김선동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물관리 일원화 문제를 빼고는 상당 부분 의견 일치가 됐다”고 밝힌 것은 협상 타결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