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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살인미수 혐의로 집행유예 판결


일면식 없는 초등학생을 유인해 도랑으로 밀치고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 여성은 범행 후 스스로 신고해 경찰에게 흉기를 보여주며 살해 의도를 고백했다. 법원은 이 여성이 살해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하면서도 범행이 미수에 그쳤고 초범으로 깊이 반성했다는 점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밝혔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법 형사11부(이대로 부장판사)는 최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또 5년간 보호관찰과 함께 야간 외출 금지, 어린이 보호구역 출입 금지, 정신과 치료 등을 명령했다.

A 씨는 지난해 11월 울산 지역 편의점에서 커터 칼을 산 뒤 근처 학교 주변을 혼자 걸어가는 초등학생 B 양에게 다가갔다. 나이와 사는 곳 등을 물어보던 A 씨는 높이 1.2m의 도랑 앞에 다다르자 갑자기 B 양을 도랑 쪽으로 밀었다. B 양은 넘어지지 않고 실랑이를 벌인 끝에 달아났다.

A 씨는 범행 직후 스스로 경찰에 연락해 "부모님에게 쫓겨났다. 갈 데가 없다"고 신고했다. 경찰이 출동하자 "초등학생 아이를 죽이려 했으니 잡아가 달라"며 상의 주머니에 넣어둔 커터 칼을 보여주기도 했다.

A 씨는 긴급체포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다만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살해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 씨의 행위에 살해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A 씨가 편의점에서 커터 칼을 산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고 범행 직후 경찰관에게 "아이를 죽이려 했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A 씨는 특별한 이유 없이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골라 가해 행위를 하는 이른바 ‘묻지 마 범죄’를 계획하고 실행했다. 이는 사회적으로 큰 불안을 일으킨다"면서도 "다만 범행이 미수에 그쳤고 피해자가 다친 곳이 없어 보이는 점, 초범으로 5개월간 구금 생활을 통해 깊이 반성한 점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