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천막 재정비 계획 논란

서울시, 유가족과 논의해 추진
현재 14개 천막중 3개는 불법

서울시가 서울광장 ‘대통령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운동본부’ 천막을 30일 행정대집행을 통해 강제 철거한 반면, 광화문광장에 있는 세월호 천막은 새로운 추모공간으로 재정비할 계획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보수 시민단체들은 “서울광장의 보수단체 천막은 철거하고,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천막 공간은 추모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시는 4·16가족협의회 및 4·16연대 등과 광화문광장 세월호 천막 재정비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광화문광장에 있는 세월호 천막을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고 국민의 안전의식 제고를 위한 합법적인 추모공간으로 전면적으로 새롭게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을 맞이해 서울시는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4·16가족협의회 등 세월호 유가족들도 ‘광화문광장을 시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기조에 흔쾌히 동참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새로운 추모공간 조성에는 유족들의 뜻이 가장 중요하다”며 “광화문광장 공간 재구성 문제를 유족들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재 광화문광장에는 모두 14개의 천막이 있다. 이 가운데 11개 천막은 시가 세월호 참사 당시 중앙정부의 요청으로 설치해 준 것이고, 나머지 3개는 불법 천막으로 과태료가 계속 부과되고 있다.

박래군 4·16연대 공동대표는 “서울시와 여러 가지 방안을 놓고 논의하고 있는데, 많은 시민들이 찾아오는 공간이고, 재정비에 어느 정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어 어떤 방식으로 광화문광장을 활용할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수 시민단체는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광화문광장에 추모공간을 조성하는 것은 광장의 본래 기능에 어긋날 뿐 아니라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서울광장이든 광화문광장이든 광장은 천막을 두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다. 건전한 여가선용, 문화활동 등을 위한 공간인데, 세월호 추모공간을 새롭게 조성하면 세월호 추모라는 순수한 취지와는 다르게 다른 목적을 가진 새로운 집단이나 단체도 광장으로 들어와 정치적 갈등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김도연·전현진 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