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첫 공판준비기일 열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신동철(56)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측이 21일 사실상 혐의를 자백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0부(부장 황병헌) 주재로 이날 오전 10시 열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종덕(60)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신 전 비서관, 정관주(53) 전 문체부 1차관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에서다. 하지만 이날 공판준비기일은 변호인들이 사건 기록 열람 등을 마치지 못했다고 밝혀 진통을 겪다가 3월 14일에 다시 준비기일을 열기로 하고 마무리됐다.

이날 재판은 김 전 장관 등 피고인들이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변호인들만 출석한 상태에서 진행됐다. 공판준비절차는 정식 공판과 달리 피고인이 법정에 직접 출석할 의무가 없다. 신 전 비서관의 변호인은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51) 전 문체부 장관에 대한 기소가 이뤄지기 전까지 열람등사가 허용되지 않아 아직 기록 검토를 못한 상황”이라면서도 “(신 전 비서관이) 기존에 일부 부인한다는 취지였지만 입장을 바꿔 전체적으로 자백하는 취지”라고 밝혔다. “특별검사팀의 수사에도 성실히 임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 전 장관과 정 전 차관 측은 기록 검토가 덜 돼서 혐의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못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 전 장관의 변호인은 “사건을 어제 맡게 돼서 검토할 시간이 없었다”고 했고, 정 전 차관의 변호인도 “어제 기록을 일부 입수해서 다음 기일에나 (의견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 등은 정부와 견해를 달리하는 문화·예술계 인사와 단체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이 보조금을 주지 못하게 압력을 행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