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 진전 없는 상황” 밝혀
안봉근 재소환하지 않을듯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가 끝내 불발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 측과 막판 협의를 벌이되, 의견 조율이 되지 않으면 ‘최종 무산’ 등의 입장을 금명간 밝힐 방침인 것으로 21일 전해졌다.

특검 관계자는 이날 “대면조사 협의가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며 “남은 수사 기간을 고려하면, 22일까지는 대면조사와 관련한 결론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 측과 협의를 지속한 특검팀은 현재 사실상 박 대통령이 대면조사를 받을 의지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대로 박 대통령 측은 대면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특검팀에 표명했는데도 특검 측의 연락이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등 관련한 협의가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특검팀이 대면조사 방식 등을 박 대통령 측에 양보할 생각이 없어 양측의 협상이 최종 무산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다만, 그간 누차 ‘특검 조사는 받겠다’고 밝힌 박 대통령이 조사 무산에 부담을 느낄 수 있어 대면조사가 전격적으로 성사될 ‘일말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

대면조사 협의와 별개로 수사 기간을 8일 남겨둔 특검팀은 수사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20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 ‘문고리 3인방’ 중 1명인 안봉근(51)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에 대해서는 피의자 신분 전환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재소환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기간 압박을 받는 특검팀은 안 전 비서관이 ‘비선 실세’ 최순실(61) 씨와 ‘비선 의료진’을 청와대에 자유롭게 드나들도록 한 의혹, 경찰 인사에 개입한 의혹 등에 대해 검찰에 사건을 넘길 방침이다. 특검팀은 또 ‘비선 진료’ 의혹과 관련, 성형외과 김영재(55) 원장을 불구속기소하는 방안, 김 원장을 포함해 비선 진료와 관련된 인사들의 신병처리를 보류하고 사건을 통째로 검찰에 넘기는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

한편, 최 씨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기 전인 2013년 1월쯤 대법관 1명, 검찰총장 8명, 국세청장 5명, 경찰청장 5명 등 후보군 19명의 평가자료를 수집, 작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검팀은 최근 최 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변호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면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자료에 포함된 5명은 실제 대법관 및 해당 기관 수장에 임명됨에 따라 법조계에서는 이 자료가 박 대통령에게까지 전달됐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