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또… 우병우(가운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1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오늘 오전 특검사무실에 출석
중앙지법, 영장실질심사 진행
“법정서 의견 충분히 밝히겠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정권의 마지막 남은 실세’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구속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특검팀은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에 적시한 4개 혐의 가운데 민간인을 불법 사찰하거나 공무원 인사 좌천에 개입했다는 등의 직권남용 혐의에 방점을 찍은 상태다.

서울중앙지법은 21일 오전 10시 30분 오민석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우 전 수석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이날 심사를 받기 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특검 사무실에 오전 9시 30분쯤 출석한 우 전 수석은 “최순실 씨를 여전히 모르느냐”고 묻는 취재진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본 뒤 “당연히 모른다”고 답했다. 그는 기자들의 이어지는 질문에 “법정에서 제 의견을 충분히 밝히겠다”고만 말했다.

특검은 우 전 수석에 대해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특별감찰관법 위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청문회 불출석) 등 총 네 가지 혐의를 적용해 19일 구속영장을 청구했었다. 특검팀은 우 전 수석의 혐의 중 민간인 사찰, 공무원 인사 외압 등 ‘직권남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직권남용 혐의 입증이 우 전 수석 영장 발부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 전 수석의 지시를 받은 민정수석실은 지난해 K스포츠재단이 헬스트레이너 김모(27) 씨를 직원으로 채용할 당시 김 씨의 군 복무 기록과 SNS 활동 정보를 수집하는 등 재단 인사 검증에 광범위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2015년 한국인삼공사(KGC) 사장 후보였던 박정욱 현 사장에 대한 인사검증에도 우 전 수석이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특검은 보고 있다. KGC는 2002년 공기업에서 민간기업으로 전환했기 때문에 박 사장에 대한 인사검증은 민간인 사찰로, 불법이라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특검팀은 이 같은 ‘민정수석실 주도의 민간인 사찰’ 정황을 우 전 수석 구속영장의 직권남용 혐의에 포함했다.

우 전 수석은 또 좌파 성향의 영화를 제작한 것으로 판단한 CJ에 대한 청와대의 조사 지시를 거부한 공정거래위원회 국장급 간부를 강제퇴직시키거나,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관리한 ‘블랙리스트’에 소극적인 문화체육관광부 국·과장급 간부 5명을 좌천시키도록 인사 외압을 넣었다는 직권남용 혐의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이 밖에도 우 전 수석이 ‘비선 실세’ 최순실(61) 씨 등의 국정농단을 묵인·방조했다는(직무유기) 혐의 등을 구속영장에 반영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