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미국프로야구(MLB)의 오타니 쇼헤이(오른쪽)와 그의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 AP

미국프로야구(MLB)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의 전 통역사인 미즈하라 잇페이가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 불법으로 손을 댄 혐의를 인정했다.

미국 법무부는 미즈하라가 자신의 불법 도박 빚을 갚으려고 오타니의 계좌에서 약 1700만 달러(약 232억 원)를 불법 이체했다는 혐의에 대해 법원에서 유죄를 인정하기로 검찰과 합의했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미즈하라는 은행 사기 1건, 허위 소득 신고 1건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기로 했다. 은행 사기의 최대 형량은 징역 30년, 허위 소득 신고는 최대 징역 3년이다. 미즈하라는 오는 14일 법원에서 이 두 건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법무부는 밝혔다.

미 캘리포니아 연방 검찰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2021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오타니의 비밀번호를 이용해 오타니의 계좌에 접속한 뒤 은행에 등록된 이메일 주소와 전화번호를 바꿔 은행이 계좌 이체를 승인할 때 오타니가 아닌 자신에게 전화하도록 했다. 오타니를 사칭해 은행 직원과 24차례에 걸쳐 통화하면서 빼돌린 금액만 1697만 5010달러다.

미즈하라는 지난 2022년 소득을 국세청에 신고하면서 410만 달러 상당의 추가 소득을 누락하는 등 전체 소득을 신고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114만 9400달러의 세금 및 관련 이자, 벌금을 추가 납부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앞서 검찰은 오타니 진술과 휴대전화 기록 등을 토대로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과 채무 변제를 알고 있었거나 관여했다는 증거는 없다면서 오타니는 이 사건의 피해자라고 결론 내렸다.

마틴 에스트라다 연방 검사는 “피고인의 속임수와 절도 규모가 엄청나다”며 “그는 오타니의 신뢰를 받는 위치에 있다는 점을 악용해 도박 습관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