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사회적 공감대

개헌논의 참여 꺼리던 親朴도
참여 활발해지며 가속도 전망

87년 체제 극복을 위한 개헌이 필요하다는 정치·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있는 데다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개헌 논의를 전격 제안하면서 개헌을 위한 여건은 마련됐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개헌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필요 없다는 응답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난 6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의 개헌론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에 따르면, 개헌론에 공감한다는 의견이 69.8%, 공감하지 않는다는 의견 12.5%, 잘 모르겠다는 의견 17.7%로 나타났다.(6월 15일 515명 대상, 응답률 6.1%, 표본오차 95% ±4.3%, 자동응답 RDD 방식)

국회 안팎에서도 개헌을 추진하는 모임이 다수 형성돼있다. 대표적 모임은 ‘20대 국회 개헌추진 국회의원 모임’으로, 193명의 여야 국회의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7명만 더 참여한다면 개헌을 위한 의결정족수인 200명을 넘기게 된다. 헌법개정안은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또는 대통령이 발의하며 국회 의결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이 개헌모임은 개헌특위를 구성해 개헌 논의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특히 현재 정세균 국회의장과 우윤근 사무총장 등이 대표적인 개헌론자인 데다 여야 원내대표 간에도 개헌특위 설치에 공감대를 모은 상태여서 개헌특위 구성 가능성은 크다. 이날 박 대통령이 국회 내 개헌특위 구성을 주문해 그간 개헌모임 참여를 꺼렸던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의 참여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되며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 원로들의 개헌을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대표적 모임으로는 유인태 전 의원을 비롯해 김원기·임채정·김형오·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 전직 국회의장 4명과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 박형준 전 국회 사무총장,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 등 150여 명의 원외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 ‘나라 살리는 헌법 개정 국민주권회의’가 있다. 이들은 국회 내 개헌모임과 공조해 개헌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재오 전 의원이 주도하는 ‘늘푸른한국당’도 개헌을 앞세우고 있다.

개헌을 위한 시민단체들의 활동도 활발하다. 이건개 변호사가 대표인 나라미래준비모임과 오장섭 전 의원이 공동대표인 충청미래포럼 등 13개 단체는 ‘초당파 안보·민생회의’를 발족해 분권형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