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全大 이틀째 스케치

펠로시·올브라이트 연설…빌 클린턴이 대미 장식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리고 있는 민주당 전당대회 이틀째인 26일의 주제는 ‘여성·아동·가족’이었다. 이날 무대에 오른 연설자들은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인간적 면모를 집중 조명했다. 미국 역사상 최초 여성 하원의장인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와 최초 여성 국무장관인 매들린 올브라이트(사진) 전 장관 등은 “역사가 만들어졌다”면서 클린턴 전 장관의 후보 지명을 축하했다. 마지막은 클린턴 전 장관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장식했다.

연설자 명단은 이날 주제인 클린턴 전 장관의 ‘아동과 가정을 위한 평생의 투쟁’에 걸맞게 구성됐다. 클린턴 전 장관의 경험·경력과 업적을 △아동·가정 △사회적 정의 △여성 △9·11 테러 △국무장관 등 5개로 구분한 뒤 연설자들 순서를 정한 것. 클린턴 전 장관의 딱딱한 이미지를 보완하겠다는 차원이었다.

총기 폭력으로 자녀를 잃은 어머니들의 모임인 ‘마더스 오브 더 무브먼트(Mothers of the Movement)’ 회원들이 무대에 등장했고, 9·11 테러 당시 현장을 진두지휘했던 경찰과 피해자도 무대에서 클린턴 전 장관을 만났던 개인적 경험을 털어놓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당대회 이틀째는 클린턴 전 장관의 부드러운 개인적 면모를 드러내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여성 연설자들은 클린턴 전 장관이 여성에게 드리워져 있던 가장 높은 ‘유리천장’을 깬 것을 높이 평가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클린턴 전 장관을 25년 이상 알고 지냈는데, 그녀야말로 미국을 강하고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면서 “우리 동맹국들도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로, 우리가 클린턴을 차기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를 언급하면서 “대통령 출마 자체가 미국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른 클린턴 전 대통령도 숨겨져 있던 클린턴 전 장관의 면모를 드러내는 데 집중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71년 예일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클린턴 전 장관을 처음 만났을 당시 느낌부터 아동권익보호에 앞장섰던 젊은 변호사 시절 클린턴 전 장관의 모습이나 뉴욕주 상원의원으로 일하는 동안 사람들의 관심을 그다지 받지 않았던 클린턴 전 장관의 의정활동 등도 소개했다. 클린턴 전 장관의 딸인 첼시도 이날 아버지인 클린턴 전 대통령의 연설을 듣기 위해 행사장을 찾았다. 앞서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클린턴 전 장관이 역사상 처음으로 주요 정당 대선 후보에 공식 지명된 직후 트위터를 통해 “힐러리, 당신이 정말 자랑스럽다(So proud of you, Hillary)”는 소감을 올리기도 했다.

필라델피아=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