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중소상공인 “최저임금 인상 반대” 소상공인연합회와 중소기업중앙회 등 18개 경제단체 회원들이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에서 열린 ‘중소상공인 생존권 사수를 위한 최저임금 제도개선 및 인상저지 결의대회’에 참석,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造船 구조조정’ 직격탄 경남
통계낸 2004년 이래로 최악

취업자수 작년보다 늘었지만
‘메르스 사태’ 기저효과 영향

이르면 내주 10兆 추경 상정

기업구조조정의 영향이 가시화하면서 고용 불안이 경남 등 한반도 동남쪽으로부터 서서히 북상하고 있다. 고용 불안이 현실화하면서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한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움직임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

13일 통계청이 내놓은 ‘2016년 6월 고용동향’에서 제조업 취업자 수 증가 폭이 1만5000명까지 떨어지면서 2013년 8월(5000명) 이후 2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한국 경제가 활력을 잃고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최근 시중에 풀린 ‘돈의 힘’과 규제 완화 등으로 부동산 값과 주가가 오르면서 자산시장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거시 경제적인 측면에서 한국 경제는 성장 탄력을 잃고 있다.

기업구조조정의 ‘찬바람’이 몰아친 경남 지역의 상황은 심각하다. 조선업계 인력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올 6월 경남 지역 제조업 취업자 수는 전년동월대비 2만9000명 감소했다.

통계청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4년 1월 이후 최악이다. 올 6월 경남 지역 실업률은 3월과 같은 3.9%를 기록했지만, 여기서 더 악화할 경우 2001년 3월(4.0%) 이후 약 15년 만에 최악으로 치닫게 된다. 전문가들은 조만간 경남 실업률이 4%대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경남 이외 조선업 밀집 지역의 실업률도 급등하고 있다. 올 6월 실업률 상승 폭(전년동월대비)은 경남(1.0%포인트)이 가장 크기는 하지만, 또 다른 조선업 밀집 지역인 전북(0.9%포인트), 전남(0.6%포인트), 울산(0.4%포인트) 등도 작지 않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도 5월(9.7%) 한 자릿수로 떨어진 뒤 한 달 만에 다시 두 자릿수(10.3%)로 올라섰다. 해마다 청년층 실업률은 ‘졸업 시즌’인 2월에 정점을 찍은 뒤 조금씩 내려오는 추세를 보이는데, 별다른 계절성도 없는 6월에 청년층 실업률이 악화한 것은 좋지 않은 징후다.

올 6월 전체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전년동월대비 35만4000명이었지만, 지난해 6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의 여파로 취업자 증가 폭이 감소했던 데 따른 ‘기저 효과’(기준 시점의 통계치가 너무 낮거나 높아 기준 시점과 비교한 시점을 평가할 때 큰 차이가 발생하는 현상)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김이한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과장은 “제조업 부진 심화, 경남 등 조선업 밀집 지역 실업률 상승세 지속 등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시장 하방 리스크(위험)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가 예측한 것과 유사한 궤적을 그리면서 고용 상황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추경 편성 발걸음은 앞으로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르면 다음 주쯤 10조 원 수준의 추경안을 국무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7월 하순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할 경우, 지난해와 비슷한 처리 시일(18일)이 걸린다고 가정하면 올해 추경안은 8월 15일을 전후해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가 이번에 내놓을 추경안은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출 것이 확실시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가장 강조하고 있는 국정 운영과제가 일자리 창출이고, 국민 경제의 최대 현안이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정부는 10조 원 수준의 추경안을 이르면 다음 주 국무회의에 상정한 뒤 가장 빠른 시일 내에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며 “국회도 사안의 시급성을 고려해 조속한 시일 내에 추경안을 통과시켜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