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활성화법안 무산 가능성
20代, 反시장 입법 봇물 우려

4·13 총선에서 16년 만에 처음으로 여소야대(與小野大)가 현실화하면서 그동안 정부와 새누리당이 추진해온 경기부양책이 사실상 ‘올스톱’될 위기에 처했다.

국회에 계류 중인 각종 경제활성화 법안의 처리도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더욱이 이번 총선을 통해 ‘원내 제1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각종 공약을 무리하게 밀어붙일 경우 20대 국회에서 반(反)시장적인 법안이 무더기로 쏟아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4일 경제계에 따르면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에서 참패하면서 정부가 총선 이후 추진하겠다고 밝혀온 청년·여성 일자리 대책, 국가재정 개혁 방안,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 추가 허용, 영남권 신공항 대상지 선정, 중국 경기가 악화할 경우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검토 등의 정책이 줄줄이 표류하거나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가 대책을 발표한다고 해도, 국회에서 관련 법령이 통과되지 않으면 실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당정이 그동안 추진해온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경제활성화법안, 노동개혁 4법 등 구조개혁 법안, 지역 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프리존 특별법 등도 국회 통과가 어려워졌다.

더민주는 총선 결과가 나온 직후 “경제민주화와 포용적 성장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더민주가 주장하는 경제민주화와 포용적 성장 정책은 박근혜정부의 정책 기조와 맞지 않는 경우가 많고, 반기업적인 내용이 많아 추진 과정에서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벌써 “청년고용의무할당제, 법인세 인상 등 더민주의 공약이 현실화할 경우, 기업 경영에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가뜩이나 한국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경제활성화법안 등이 통과되지 않으면 악영향이 매우 클 것”이라며 “특히 철강과 조선 등의 업종은 구조조정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칫 실기(失期)하면 외환위기 때처럼 위험한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해동·임대환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