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상황 지속 땐 ‘재정 폭탄’
각종 연금 당사자 논란일 듯

정부가 29일 국민연금을 비롯한 7대 사회보험의 장기 재정 전망의 추계 시기와 방식을 통일하겠다고 밝힌 것은 중·장기적으로 사회보험이 국가 재정에 미칠 영향을 정확히 판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 연말 7대 사회보험의 장기 재정 전망 추계 결과가 나온 뒤, 기금 고갈이 불가피한 사회 보험의 경우 ‘재정 개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는 29일 송언석 2차관 주재로 7대 사회보험 이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사회보험 재정건전화 정책협의회’를 처음으로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7대 사회보험 재정 건전화 추진 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사회보험의 중장기 지속 가능성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 통합 재정추계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7대 사회보험 가운데 4대 공적연금은 기관별로 70년(국민연금·공무원연금·사학연금)과 45년(군인연금) 주기의 재정 장기추계를 내놓고 있지만, 발표 시기가 제각각인 데다 추계 방법도 달라 객관적인 비교 분석이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또 건강·산재·고용 3대 보험은 자체적으로 5년 기간 전망만 내놓기 때문에 중·장기 재정수지의 지속가능성을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한국의 7대 사회보험은 그동안의 추산으로도 시기가 문제일 뿐, 기금 고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은 현재도 적자 상태라 해마다 천문학적 규모의 국고 지원을 받고 있다. 건강보험이 2025년 고갈되는 것을 시작으로 산재보험(2030년), 사학연금(2042년), 국민연금(2060년) 등의 순으로 기금이 바닥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보험 기금이 바닥 난다는 것은 국가 경제 전체에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재정 폭탄’이 터진다는 뜻이다.

정부는 외부 전문가와 공무원으로 구성된 통합 추계위원회를 구성해 올 연말까지 향후 10년 간(2017∼2026년) 중기 전망과 70년 간(2018∼2087년) 장기 전망 가이드라인을 제정한 뒤, 추계 결과를 반영해 사회보험별 재정 안정화 조치와 연계하기로 했다. 민간경제연구소 고위관계자는 “정부가 7대 사회보험의 재정 안정화 조치를 내놓을 경우, 공무원연금 개혁 때처럼 이해 당사자와 국민 간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