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예산안 편성지침 확정

인건비 뺀 재량지출 168兆 중
성과미흡한 사업비 10% 절감
세출 구조조정 7년만에 처음

고용영향 자체평가제도 도입
100억이상 보조사업 사전심사

정부가 내년도 재량지출(정부가 대상과 규모를 조정할 수 있는 지출) 사업 가운데 성과가 미흡하거나 우선순위가 낮은 10%(최대 약 17조 원 추산)를 줄여 일자리 창출이나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신규사업 재원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세출 구조조정 필요성은 꾸준히 언급돼 왔지만 구체적인 수치를 명문화한 것은 2010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7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 지침’을 2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확정했다. 각 부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내년 예산을 짤 때 적용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지침에 따르면 각 부처는 재량지출 가운데 줄이기 어려운 인건비와 기본경비를 제외하고 사업비의 10%를 줄여 내년 예산을 요구해야 한다. 재량지출 10% 구조조정 방안은 2006∼2010년 예산안 편성 지침에 포함됐다가 2011년부터 제외됐다.

‘2015∼2019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 재량지출 규모는 201조8000억 원으로 전망되는데, 정부는 이 가운데 인건비와 기본경비를 뺀 재량지출 규모가 168조 원가량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절감한 재원은 일자리나 성장잠재력 확충 등 국가 주요 정책사업에 사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구조조정 성과에 따라 기본경비 증감 등의 재정적 인센티브나 불이익을 줄 방침이다.

정부는 이 밖에 고용영향 자체평가 제도를 도입, 각 부처가 재정사업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스스로 평가해 예산 요구자료에 포함하기로 했다. 15조8000억 원 규모에 달하는 196개 일자리 사업이 대상이다.

또 100억 원 이상 신규 보조사업은 사전에 적격성 심사를 거쳐 추진토록 하고 3년이 지난 사업은 원칙적으로 폐지키로 했다. 각 부처는 이번 지침이 적용된 예산 요구서를 작성해 오는 5월 31일까지 기획재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한편 기재부는 이날 ‘사회보험 재정건전화 정책협의회’를 열어 그동안 제각각이었던 국민연금 등 575조 원 규모에 달하는 7대 사회보험의 장기 재정전망 발표와 추계 방법을 통일해 추계 작업을 한 뒤 사회보험별 재정 안정화 조치와 연계하는 방안을 세우기로 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